녹십자·광동 등 백신 입찰 담합 제약사 6곳 '2심 무죄'
1심 벌금형…서울고법 "구조적 특수성으로 인해 실질적 경쟁 어렵다"
2024.07.24 07:38 댓글쓰기



국가예방접종사업(NIP) 입찰 과정에서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6개 제약사와 업체 임직원들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창형 남기정 유제민)는 23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녹십자·유한양행·광동제약·보령바이오파마·SK디스커버리·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 6개 업체에 무죄를 선고했다.


해당 업체 영업 담당 임직원 7명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입찰에서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려면 제조사로부터 공급확약서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사실상 공동 판매사만 발급받을 수 있었다"며 "구조적 특수성으로 인해 공동 판매사와 다른 업체 간 실질적인 경쟁이 존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입찰을 방해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들이 들러리 업체를 내세워 참여했다고 해도 공정한 자유경쟁을 통한 적절한 가격 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줬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고의성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당시 질병본부 담당자들도 2016년 당시 조달청 승인이 있었다면 백신에 대해 수의계약을 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경쟁에 대한 인식이 없었거나 극히 미미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들에게 실질적으로 경쟁을 제한하거나 부당한 공동행위, 입찰 공정성을 해한다는 고의가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업체들은 정부가 발주한 자궁경부암 백신 등의 입찰에 참여하면서 들러리 업체를 내세워 폭리를 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는 유죄가 인정돼 해당 제약사 6곳에 3000만~7000만 원의 벌금, 각사 임직원 7명에게 벌금 300만~500만 원이 선고됐다.


당시 1심 재판부는 "백신의 기초 가격과 최종 낙찰금액의 차이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적정한 가격 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며 "이 사건 각 범행은 자유경쟁, 공정한 경쟁을 해하는 입찰방해로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피고인들과 검찰은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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