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정부가 의료계 반대에도 불구, ‘특별사법경찰제도(특사경)’ 도입 의지를 피력했다. 국민 건강권 수호와 건강보험 재정 누수 차단을 위한 취지라는 설명이다.
17일 보건복지부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남희 의원(더불어민주당)과 김미애 의원(국민의힘)의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의사나 약사 명의만 빌려 불법으로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개설‧운영하는 이른바 사무장병원 및 면허대여약국 근절을 위해 특사경 도입을 추진 중이다.
지난 14년 간 사무장병원 등이 편취한 금액은 3조1000억원이지만, 현행 단속체계 한계로 환수율은 7.64%인 2400억원에 불과했다.
특사경 제도가 도입시 신속한 수사로 연간 2000억원의 재정이 절감되고 국민 간병비와 응급·필수의료 등 급여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먼저 김남희 의원은 “건보재정을 갉아먹는 불법 행위들에 대한 단속 및 처벌 계획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는 “불법개설 의료기관, 면허대여 약국 등 불법개설기관은 과잉진료․부당청구 등을 동반해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의료질서를 교란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건강보험재정 누수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그 폐해가 매우 심각하다”면서 “불법개설기관 근절을 위해 경찰 및 지자체 특사경 등 유관기관과 정보공유 및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의료기관정책과는 “장기‧고액 체납자 현장징수, 사해행위 취소소송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부당이득을 환수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속한 수사 및 건강보험 재정 누수 방지를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면,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발‧징수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법적근거는 ‘사법경찰직무법’ 제7조의4 국민건강보험공단 임직원 신설 등이다. 경찰 출신 수사관 배치, 다수 행정조사 경험으로 노하우 축적 등으로 전문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김미애 의원도 사무장병원, 면허대여 약국 등 불법개설기관 해결을 위해 건보공단에 특사경을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물었다.
의료기관정책과는 “현재 발의된 여러 법안에 대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 대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실제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 발의는 총 6건이다. 올해 7월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 8월 같은당 박균택 의원, 서영석 의원, 김주영 의원에 이어 8월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 조배숙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의료계에선 과도한 공권력 남용과 기본권 침해 등을 이유로 특사경 도입을 반대해 왔다. 최근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산하 단체들은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건보공단의 현지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강압 조사로 인해 의료인이 목숨을 끊는 사건도 발생하기도 했는데 공단 직원에게도 단속 권한이 부여된다면 더 큰 폐해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백성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