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 여론과 지지율 추락에 직면한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7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간담회를 갖는다.
의료개혁 등 정부 정책에 대한 언급도 이뤄질 것으로 보이나, 의료계에서는 지난 대국민 담화에서 기존 입장을 반복했던 전례를 짚으며 이번 담화에서도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윤 대통령은 오늘(7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갖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담화에 대해 "대통령 임기 반환점(11월 10일)을 맞아 국민에게 지난 성과를 보고드리고 향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해드릴 예정"이라며 "일문일답을 통해 국민이 궁금해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소상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현재 큰 논란을 빚고 있는 김건희 여사 사안 및 명태균씨 공천 개입 의혹 등을 비롯해 의료개혁을 포함한 정부 정책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료계 안팎에서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감원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장기화하는 의정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결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대했던 만큼 실망 거듭…"이젠 큰 기대 없다"
그러나 윤 대통령 입장 변화에 대한 의료계 기대감은 많이 떨어져 있다.
지방의대 A교수는 "지난 4월 대국민 담화나 8월 국정브리핑 때도 일말의 기대감을 가졌지만 역시나 아무 변화는 없었다"며 "의대 증원에 대해 최근까지도 강한 추진 의사를 드러낸 만큼 이번에도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다"고 낙담했다.
실제 지난 4월 1일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의사들을 '직역 카르텔'로 지칭해 의료계에 큰 충격을 줬다.
윤 대통령은 당시 "역대 정부들이 9번 싸워 9번 졌고, 의사들 직역 카르텔은 갈수록 더욱 공고해졌다. 이제는 결코 그런 실패를 반복할 수 없다"며 의대 증원의 의지를 다졌다.
이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증원 2000명 부분만 반복적으로 언급해 답답하다. 많은 기대를 했던 만큼 더 많은 실망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5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당시 총선을 뛰던 많은 사람이 담화를 보면서 '이번 총선은 끝났구나'라는 한숨을 내쉬다"면서 "이번 담화와 기자회견도 '내가 이렇게 좋은 의도로 정책을 시도하려고 했다'는 설명에 그치면 후폭풍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당화 전날 밤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원고가 왔다"며 "한 위원장이 '이런 식이면 저는 비대위원장 못 한다'고 강력하게 항의해서 '의료계가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는 식으로 한 줄 정도 수정된 것으로 한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29일 국정브리핑에서도 "의대 증원과 관련해 의료계가 합리적이고 통일된 안을 가져온다면 언제든 논의할 수 있다"며 2026년 의대 증원 유예 방안을 거절했다.
당시 응급실 의사 이탈 사태에 대해서도 "정부의 의료개혁 때문이 아니"라면서 "처우 문제로 원래 인력이 부족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담화 하루 전인 지난 6일 '제2회 지방자치 및 균형발전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서도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체제를 속도감있게 구축해 주민들 생명과 건강을 지키겠다"며 의료개혁 완수를 재차 강조한 만큼 하루아침에 큰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다는 것이 의료계 안팎의 중론이다.
수도권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인 B 교수는 "최고 접근성과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의료가 정말 개혁 대상인지, 개혁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이번 담화에서 대통령이 정말 획기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해주면 당연히 환영할 일이지만, 어떤 말이 또 나올지 도통 모르겠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