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지는 '전담 전문의'···제도 '성패' 기로
전공의 장기 공백으로 '업무 가중·이탈 증가'···병원계 "정책 융통성 부재" 지적
2024.11.30 06:19 댓글쓰기

[기획/ 中] 고도일 회장 : 전담 전문의 관련 향후 우려되는 문제는


주웅 이대서울병원장 :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자연스레 전담 전문의 몸값이 올라가는 악순환이 생긴다. 특히 복지부나 심평원이 제시하는 전담 전문의 인력기준을 맞추기 위해 어떻게든 채우고는 있지만 어마어마한 비용을 감내해야 한다.


병원 경영에는 상당한 타격이 오는 구조로, 모든 병원들이 같은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전담 전문의 몸값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좋은 제도지만 인력도 없고 임금도 높아 자금력을 감당할 병원이 많지 않다. 막상 사람을 구한다고 하더라도 오랜기간 붙잡아 놓는 것도 어렵다.


이재협 보라매병원장 : 전담 전문의 필요성은 늘었지만 빅5 병원을 선호하다 보니 규모가 작은 병원은  어려워지고 특히 민간병원 대비 급여체계가 경직돼 있는 공공병원의 고충은 더 크다. 전담 전문의들이 근무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자기 발전을 도모하는 구조가 절실하다.


또한 특정 직군으로 자리매김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전반적인 상황을 감안할 때 공공병원들이 전담 전문의를 확보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 지고 있다. 50~60% 내외에 머물고 있는 충원율이 이를 방증한다.


구성욱 강남세브란스병원장 : 의정사태 이후 전공의가 없기 때문에 모든 진료과에서 당직 개념 전담 전문의를 많이 요구하고 있다. 아마도 모든 병원이 그런 부분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많지만 현실적으로는 조건을 갖춘 적임자는 적은 상황이다.


특히 올해 전문의 배출이 요원한 상황이고 내년에도 예측이 어려운 만큼 우려가 상당하다. 우리 병원도 기존에 있던 전담 전문의를 제외하면 신규 인원으로는 30%도 못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삶의 질도 중요한 부분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대서울병원 주웅 원장, 보라매병원 이재협 원장, 강동경희대병원 이우인 원장, 보건복지부 이중규 건강보험정책국장, 고대구로병원 정희진 원장, 강남세브란스병원 구성욱 원장, 서울특별시병원회 고도일 회장(가운데)

고도일 회장 : 정부에서 의정 사태 직후 기준을 완화했다. 체감 효과는


"업무량 늘고 임금도 올라, 이걸 맞춰주면 나중에 빅5 병원으로 이동"

"전담 전문의 산정 기준 통과부터 장벽 많아···정책 융통성 부족"


이우인 강동경희대병원장 : 입원 전담 전문의는 2025년도부터 의료질 평가에서 제외될 예정이지만 그 외는 특별히 체감되는 조치는 없다. 예를 들면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는 주 5일에 주간 8시간을 근무해야 되는데 그래야 1인 기준으로 수가를 인정해준다. 


그럼에도 당장 많은 전담 전문의들이 빅5 병원으로 이동이 잦다. 옮기면 공고를 내는데 임금은 올라가고 경영은 악화된다. 이런 일들이 반복된다. 전담 전문의들이 단지 돈보다 큰 병원의 전문의 수와 시스템을 선호한다. 빅5를 제외한 대부분의 병원들이 전담 전문의가 부족해 업무 부담이 크다.


구성욱 강남세브란스병원장 : 제일 걱정인 부분은 전담 전문의 대부분이 낮에 일 하고 밤에 당직을 서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문제는 전공의가 거의 없기 때문에 교수들이 당직을 서는 상태로 현 상황을 언제까지 끌고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낮에는 전담 전문의를 원하는 경우가 있지만 야간 당직은 힘들어한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 내용 중 전공의가 들어오더라도 52시간 근무, 30시간 연속 근무 금지 등 이전으론 돌아갈 수 없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바꿔놨기 때문에 해결책이 필요한 부분이다.


정희진 고대구로병원장 : 입원 전담 전문의가 상급종합병원 평가나 의료진 평가에 연동되는 문제가 컸는데 다행히 내년에는 의료질 평가 항목에선 제외되는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지금같은 전담 전문의 시스템은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하다.


문제는 다양한 형태의 입원 전담 전문의를 고용하지만 수가는 지출의 30%만 보전되는 구조다. 더욱이 채용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게다가 응급실 전담 전문의는 내과든, 가정의학과든 고용해도 산정이 안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큰 문제다. 융통성이 없다.


고도일 회장 : 당장 내년이 문제다. 전공의 없이 가능한가


이우인 강동경희대병원장 : 병원들 입장에서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인력으로 어떻게 운영을 해서 그래도 좋은 투자를 받아야 되는 상황이다. 그래서인지 ‘상근’이라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갖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예를 들면 마취과 같은 경우도 적정성 평가에 반드시 상근이어야 한다. 상근에 대한 정의를 다시금 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재협 보라매병원장 : 내년에 전문의가 배출이 안되고 이런 현상이 몇 년 간 이어진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게 자명하다. 보건복지부가 정책을 너무 세분화해서 기준을 만들다보니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지속가능성이 없다.


공공병원은 비급여 비율이 낮은 만큼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민간병원 수준으로 전담 전문의 급여를 맞출 여력이 없다. 중증도에 따른 수가 가산 등이 현실화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황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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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캡션 11.30 14:48
    사진 설명에 오류요
  • 최진호 11.30 19:23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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