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마비 신생아 18억 소송···"의사 잘못 없다"
법원, 부모·가족 손해배상소송 청구 '기각'···"치료 과정 합리적" 판결
2025.02.11 12:57 댓글쓰기



대전지방법원천안지원 전경. 사진제공 연합뉴스

신생아 치료 과정에서 의료과실이 있었다며 18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부모와 가족들 주장이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았다.


대전지방법원천안지원 제1민사부(재판장 유아람)는 최근 신생아 의료과실을 주장하며 제기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 청구를 기각했다.


산모 A씨는 출산 전(前) 융모양막염 증상이 의심돼 지난 2016년 11월 19일 천안시 소재 B병원에서 응급 제왕절개술을 통해 출산했다. 


아이는 재태주수 27주 6일, 체중 1350g 미숙아로 태어났으며 출생 직후부터 정상적인 호흡이 어려워 기관내 삽관술을 통해 산소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환아는 B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던 중 뇌실내 출혈과 수두증이 발생했다. 같은 해 12월 4일 검사에서 출혈 후 수두증이 의심된다는 소견이 나왔으며, 12월 15일 검사에서는 산소포화도가 70~75%로 떨어진 상태가 확인됐다. 


의료진은 이에 대해 항생제 치료와 산소 치료를 실시했지만 환아가 경련 증상을 보이며 상태가 악화됐다. 가족들은 환아에 대한 추가적인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12월 20일 C병원 신생아과에서 상담을 받았고 이틀 뒤 전원했다.


환아는 C병원에서 뇌실액 배액술(EVD) 및 뇌실 내시경 세척술을 시행받는 등 2017년 6월 7일까지 총 23차례 수술을 받았다. 그럼에도 환아는 독립적인 보행이 불가능한 사지마비 상태로 진단받았고, 뇌전증 및 언어구사 장애 등의 후유증이 남아 노동능력 상실률 100% 상태에 놓였다. 


이에 환아 가족들은 B병원 의료진이 출혈과 수두증에 대한 적절한 경과 관찰 및 치료를 하지 않아 환아가 심각한 뇌(腦) 손상을 입었다고 주장하며 18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B병원 의료진 과실이 없다"며 원고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은 먼저 B병원 의료진이 당시 의료수준에 맞는 치료를 제공했으며, 뇌실내 출혈과 수두증의 진행을 면밀히 관찰하며 적절한 보존적 치료를 시행했다고 봤다.


특히 법원은 의료진이 환아 뇌(腦) 상태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경과를 면밀히 관찰했으며, 2016년 12월 4일 이후 수두증의 진행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머리 둘레 측정 및 혈액검사를 시행한 점을 강조했다. 


또 환아 가족이 주장한 '전원의무' 위반에 대해서도 법원은 B병원이 뇌실액 배액술이 가능한 의료진과 시설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수두증의 진행 속도를 고려해 침습적 치료보다 경과 관찰을 우선시한 것이 의료적 판단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설명의무에 대한 판단도 이뤄졌다. 법원은 의료진이 환아 부모에게 신생아의 합병증 가능성과 치료 계획을 설명했으며, 당시 의료계에서도 표준적 접근법으로 간주된 보존적 치료를 시행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반면 원고 측이 주장하는 바와 달리 "B병원 측이 보호자 치료 선택권을 제한하거나 중요한 치료 정보를 누락한 사실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원은 의료행위가 임상의학적으로 합리적인 범위 내 있었다면 치료 결과만으로 의료진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불어 보호자 치료 선택권이 침해되지 않았으며, 즉각적인 전원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측면도 기각 판결의 주요 근거가 됐다.


법원은 "의사 의료행위는 당시 의료수준과 상황을 고려해서 평가해야 하며, B병원 의료진이 표준적인 의료행위를 수행했다고 인정된다"고 판결, 원고들 청구를 기각했다.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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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뭐래 02.11 23:45
    솔직히 욕먹을줄 알았다
  • 123 02.11 22:29
    부모가 개돼지보다 못하네.  자식살려주면 동물도 감사인사는한다.
  • ㅇㅇ 02.11 16:54
    이런 건 본보기로라도 의협 차원에서 무고죄로 역고소해야 하는거 아니냐 최소한 그 과정 중에서 의사를 엄청 괴롭혔을 거니 의료진 협박, 업무 방해로라도 죄다 걸어버려야 한다. 최선을 다한 의사 죽이려고 하면 자기도 목숨줄 내놓고 해야 한다는 걸 깨닫게 해야지 이게 맨날 뭐냐
  • ㅇㅇ 02.11 15:13
    27주 미숙아로 태어났다는 부분까지 읽고 걍 스크롤 내림. 이 나라에 필수의료는 사치.
  • 헬조선이네 02.11 14:41
    아니 미숙아를 살릴려고 노력했는데.. 18억? 와 진짜 이 나라는 진짜 답이 없다. 진료비는 후진국인데 소송액은 미국 따라가네..
  • 논평 02.11 13:58
    병은 의사가 주는 게 아니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나쁜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의사에게 지운다면, 어느 누가 산부인과 소아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같이 돈도 잘 못벌고 패가망신하는 필수의료과를 하겠는가? 이는 대한민국의 멸망으로 귀결되게 되어 있다.

    그리고 액수가 너무도 많다. 18억이 도대체 뭐냐? 보통인이라 할 수 있는 공무원 월급 기준으로 평생 18억 모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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