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최첨단 융합영상 시스템을 개발하고, 고위험 동맥경화반에 대한 고해상도 정밀 분자영상 진단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김진원 교수는 "카이스트 기계공학화 유홍기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최첨단 융합영상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 기술은 ‘광간섭 단층촬영(optical coherence tomography, OCT)과 형광수명영상(fluorenscence lifetime imaging, FLIm)을 결합한 결과물이다.
현재 관상동맥 중재시술 분야에서 초음파(IVUS)와 광간섭 단층촬영(OCT)과 같은 영상기술이 관상동맥의 미세해부학적 구조와 스텐트 시술 후 결과의 정밀 평가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존 영상기법은 동맥경화반의 파열 위험도 및 심혈관 사건 발생 가능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화반 내부의 병태생리학적 구성요소를 평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형광수명영상(FLIm)은 특정 형광신호에 반응, 동맥경화반을 구성하는 개별 생물학적 성분이 방출하는 고유한 생체 내 신호를 실시간으로 영상화할 수 있다.
때문에 기존 구조 기반 영상기술(OCT, IVUS)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차세대 진단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동연구팀은 지난 2011년 네이처 메디신에 통해 혈관내 융합 카테터 기술 구현 가능성을 처음 보고했으며 2021년에는 융합영상 검사법의 심혈관 영상 적용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는 심혈관 질환자 총 40명을 대상으로 OCT-FLIm 융합영상 기술을 실제 인체에 적용한 세계 최초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진단 유효성과 시술 안전성을 성공적으로 검증함으로써 심혈관 질환의 조기 정밀진단 및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 영상기법으로는 평가가 어려웠던 혈관 내 염증, 치유반, 칼슘 침착 등 동맥경화반의 병태생리학적 조성을 정밀하게 영상화했다.
특히 이러한 병변 조성이 환자의 임상 상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입증했다.
예를 들어 급성심근경색과 같은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환자에서는 만성 안정형 협심증 환자에 비해 원인 병변의 혈관 염증 지표가 높게 나타났다.
급속 진행성 병변에서는 반복된 경화반 파열과 치유의 흔적으로 인해 치유반이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양상이 확인됐다.
이번 임상시험 과정에서는 모든 참여자에서 영상 획득이 안전하게 완료됐고, 별도의 합병증이나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학계에서는 이번 연구가 개인 맞춤형 치료 및 병변 안정화 평가에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진단 플랫폼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연구 총괄 책임자인 김진원·유홍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차세대 융합영상 시스템을 실제 임상에 적용하여 진단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세계 최초로 입증한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이번 성과는 순수 국내 기술로 이뤄졌으며, 한국의 심혈관 영상기술 위상 강화와 동시에 향후 글로벌 진단기기 시장에서의 경제적 파급 효과도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심장학 분야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JAMA Cardiology (IF 17.83)’ 최신호에 게재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