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정은경 前 질병관리청장이 배우자의 코로나19 관련 주식 투자 논란에 휘말리며 사실상 후보군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이 보건복지부 장관 인선과 관련해서 인사 검증을 벌이던 과정에서 정 전 청장 남편이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진단키트·마스크 등 관련 기업 주식을 매입, 수익을 올린 정황이 나타났다.
정 전 청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 질병관리본부장과 초대 질병관리청장을 지내며 코로나19 방역을 진두지휘해 ‘방역의 상징’으로 불렸지만 이재명 정부에서는 배우자 검증 문제로 장관 인사에서는 고배를 마시게 됐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이 같은 내용으로 지난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방역 영웅? 재산신고는 은폐 영웅?”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정 전 청장 배우자의 주식 보유 내역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정 전 청장이 코로나 사령탑으로 고군분투하던 시기, 배우자는 창해에탄올 등 코로나 관련 종목에 투자해 수익을 올렸다”며 “최근 장관 인사 검증 과정에서는 진단키트·마스크 기업 주식도 추가로 보유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일부 주식 보유 내역이 고위공직자 재산신고에서 누락된 정황도 확인됐다”면서 “이는 단순 실수가 아닌, 공직자윤리법상 이해충돌 회피 의무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백경란 전 질병청장 역시 주식 보유 논란으로 민주당의 비판을 받아 자진 사퇴한 전례가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정은경 전 청장에 대해서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 전 청장은 2022년 5월까지 약 2년간 질병관리청장으로 재직하며 코로나19 방역을 총괄했으며, 이후 민주당 대통령선거 캠프에서 총괄선대위원장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장관 후보자로서 공신력과 정책 경험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논란으로 복지부 수장 인선에서 배제됐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해당 주식 거래가 단순한 재산 형성 수준을 넘어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스크 착용과 자가진단키트 사용을 강조하던 시기, 배우자가 관련 기업에 투자해 사익을 추구한 점이 공직 윤리에 반한다는 것이다.
유력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였던 정 전 청장이 사실상 후보군에서 밀리며 국민추천제 등을 통해 기존 하마평에 오르던 인물들에게 기회가 생기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는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치과의사 출신 정치인인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강청희 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장,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현 연세대 보건대학원 특임교수), 양성일 전 복지부 1차관(현 고려대 보건대학원 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