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과는 이미 제도가 의결된 상황에서 무조건적 반대보다는 '시범사업'을 통한 속도 조절로 전략을 수정하는 등 생존을 위한 배수진을 치고 있다.
의협 "위탁관리료 등 폐지 아니라 개원가 수가로 전환"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26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초 정부안대로라면 위탁관리료 폐지로 인해 의료계 전체 파이가 줄어들 수 있었으나, 협상 끝에 해당 재정을 개원가로 환원시키겠다는 확답을 받아냈기 때문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3일 건정심에서 '검체검사 위·수탁 보상체계 개편 및 질 관리 강화방안'을 의결했다. 핵심은 기존 관행대로 지급되던 위탁검사관리료(10%)를 폐지하고 검사료를 조정하는 것이다.
김택우 회장은 "폐지되는 위탁관리료와 검사료 조정분 약 2400억원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내년 4차 상대가치점수 개편 때 위탁기관의 손실 보상과 진찰료 등 그간 저평가된 영역의 수가 인상분으로 활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개원가 초미의 관심사였던 '수탁기관 직접 청구(분리 청구)' 역시 이번 의결 내용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 의협은 환자 민감 정보 유출 우려와 법적 책임 소재 불분명 등을 이유로 현행 유지 입장을 고수해왔다.
의협은 "앞으로 정부와의 협의체에서 위탁 의료기관의 손실과 관련해 개원가 혼란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보상방안을 성실히 논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련 임상과 의사회 등과 함께 범대위 차원에서 치열하게 논의하며, 의료기관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올바른 진료체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정부 협상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벼랑 끝 내과 "의원급 수가 인상분 통째로 뺏기는 셈…시범사업 절실"
의협 집행부가 '재정 보전'에 방점을 찍으며 안도하는 사이, 검체검사 비중이 높은 내과 개원가는 그야말로 패닉 상태다.
내과의사회는 이번 개편을 필수의료의 한 축인 내과를 무너뜨리는 '정책 실패'로 규정했다.의사회 추산에 따르면 위탁관리료 10% 폐지 시 약 1338억원이 즉각 증발하며, 배분 비율 조정까지 더해질 경우 손실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의사회는 "3000억원 이상의 개원가 손실이 예상되는데, 이는 2026년도 의원급 수가 인상 규모인 3037억원을 정부가 도로 회수해 가는 꼴"이라며 "개원가의 경영 악화는 물론 1차 의료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성토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내과계는 '결사 반대'에서 '조건부 수용'으로 전략을 급선회했다. 건정심 통과로 제도 시행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시범사업' 카드를 꺼내 들어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고육지책이다.
내과학회는 "준비되지 않은 행정절차와 수가 체계 조정이 강행되면 의료계 전반에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본 사업 전 시범사업을 통해 문제점을 검증하고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젊은 의사들 내과 기피 가속화…필수의료 살린다며 싹 자르나"
의료계는 이번 검체검사 개편 이슈가 단순히 돈 문제에 그치지 않고, 미래 의료 인력 수급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마감된 2026년도 전공의 모집에서 내과 지원율은 처참한 수준을 기록했다.
내과의사회는 이 같은 현상의 주원인으로 검체검사 개편을 지목했다. 저수가 구조 속에서 그나마 내과 의원을 지탱해주던 보상기전이 사라지면서, 젊은 의사들이 내과를 '비전 없는 과'로 인식하게 됐다는 것이다.
내과의사회는 "2026년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내과 지원율이 충격적인 수준으로 추락했다”며 “이번 사태의 결정적 원인은 정부의 검체검사 개편"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검체검사 개편은 젊은의사들에게 내과는 희망이 없다는 명확한 메시지로 전달돼 전문의 공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곧 필수의료 붕괴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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