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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수는 안줄었는데 소아심장 수술 건수는 감소, 남은 수술은 더 힘든 사례"
“환자 수 자체는 줄지를 않고 있는데, 소아심장 수술 건수는 줄어드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 남아 있는 것은 더 어려운 수술이다. 지역은 무너지고, 인력은 고령화됐고, 장거리 이동에 따른 응급 이송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김형태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소아심장외과 교수는 지난 13일 국회 ‘지속 가능한 전국적 소아심장 전문 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대한민국 소아심장 환자 치료 체계가 “구조적으로 위기 국면에 들어섰다”며 이 같이 진단했다.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실이 주최하고, 대한소아심장학회와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가 공동 주관으로 소아 진료 체계 등 의료 현장 문제가 집중 조명됐다.
김 교수는 이날 주제 발표를 통해 ▲지역 간 진료 불균형 심화 ▲소아심장 진료인력 고령화와 신규 인력 배출 난항 ▲장거리 이동에 따른 응급 이송 리스크 확대를 ‘3대 위기 요인’으로 제시했다.
그는 “자연 발생적인 서울 집중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지방 거점의 기반이 약화되면 결국 환자 안전과 국가 필수의료 지속가능성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난도 높은 복잡심장 수술 비율, 2012년 42.9%→2022년 54.1% 증가
국내 19세 이하 소아심장 환자 수술 건수가 감소세로 들어서고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연간 수술 건수는 2013년 약 2500건 수준에서 2023년 약 1600건 수준으로 감소했다. 수술 ‘양(量)’이 줄어드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김 교수는 단순히 환자가 줄어서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출생률 하락과 맞물린 구조 변화가 이미 의료현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수술 건수 감소는 곧바로 의료진 숙련·경험 축적 기회가 줄어드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수술량 감소 자체가 ‘체계 유지에 부담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수술이 줄어드는 동시에 난도는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핵심 근거로 제시됐다.
난도가 높은 복잡심장 수술 비율은 2012년 42.9%에서 2022년 약 54.1%로 10%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수술 전체 건수는 줄었지만 현장은 중증·고난도 중심으로 재편된 셈이다.
김 교수는 “복잡 수술 비중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의료진과 팀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체계가 더 쉽게 흔들릴 수 있다”며 “전문인력의 지속적인 확보와 수술량 유지가 체계 유지 최소 요건”이라고 말했다.
“수술 환자, 단거리 이동 줄고 100km·200km 이상 넘는 장거리 늘어”
지역 간 불균형과 연결되는 지표로, 김 교수는 수술 환자의 이송 거리 변화도 강조했다.
2013년과 2023년을 비교했을 때 30km 이하로 이송되는 환자 비율은 감소한 반면, 30~100km 또는 200km 이상 장거리 이동 환자는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했다.
이는 곧 ‘지역 내에서 치료받는 비율’이 낮아지고, 원정 치료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그는 “장거리 이동은 단순 불편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 지연, 응급 상황 대응 실패, 사회·경제적 부담 증가로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특히 복잡 선천성 심장질환일수록 서울 집중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체 소아심장 수술의 약 53.8%가 ‘자기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다. 그는 “중증·복잡 환자일수록 지역 완결이 어렵고, 보호자 선택은 더 수도권으로 쏠린다”고 강조했다.
다만, 흥미로운 점은 ‘수술’과 ‘시술’에서 양상이 다르게 나타났다.
김 교수는 풍선확장술 등 ‘시술’의 경우엔 과거에도 서울로 모이는 경향이 있었지만, 시간 경과에 따라 서울 집중이 상대적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을 이동해 시술받는 환자 비율이 2012년 29%에서 2022년 15%로 낮아졌다”면서 “시술은 지역 분산이 어느 정도 가능해졌지만, 수술은 집중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했다.
고난도 수술을 수행할 인력·팀·시설을 지역이 유지하지 못하면 ‘수술의 수도권 집중’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의 50대·60대 비중 높고 신규 배출은 ‘연 1~2명’
김 교수는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의 연령 분포에서 50대와 60대 이상 비중이 높다는 점을 들며, “현재 구조로는 향후 공백이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국내에서 연간 배출되는 소아심장 분야 세부전문의는 소아청소년과 세부전문의는 4~5명 수준, 심장혈관흉부외과 세부전문의는 1~2명 수준이다.
현재 활동 중인 소아심장 외과 의사는 50세 이하 12명, 50~60세 9명, 60세 이상 6명으로 총 27명에 불과하다. 김 교수는 “절대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연령 구조가 한쪽으로 쏠려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2023년 이후 심장혈관흉부외과 세부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았다”면서 “수련과 공급의 연결고리가 이미 약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지원자가 없다가 아니라, 수련→경험→신뢰→수술량 유지로 이어지는 체계의 선순환이 끊기면서 인력 공급이 더 막히는 악순환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아심장 치료는 ‘팀 스포츠’…“다학제·경험·즉시 협력이 필수”
김 교수는 소아심장 진료의 특수성으로 인해 소아청소년과, 소아심장외과, 마취과, 수술팀, 수술 후 중환자 진료 담당 중환자 전문의, 소아 재활팀 등 다학제적 요소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단일 전문과만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고, 기관 차원의 임상 경험과 시의적절한 협력이 곧 치료 성적과 안전을 좌우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 때문에 지역 거점이 흔들리면 팀 전체가 유지되지 못해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면서 “소아심장 분야의 취약성”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역센터가 지속가능하려면 무엇보다 수술 건수의 지속적 유지와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봤다. 특히 중환자 전문의, 소아심장 마취 전문의, 소아심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간호·수술팀 등 보조 인력, 수련 환경이 필수라고 짚었다.
여기에 더해 지역 환자·보호자의 신뢰 회복, 센터 간 협력 및 권역 네트워크 구축, 체계화된 이송 체계 확립이 함께 가야 한다고 봤다.
김 교수는 자가 평가 형식으로 “수술 건수, 수련 환경, 신뢰, 협력, 이송체계 등은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영역이 많다”고 언급하며 “단일 병원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제도적·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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