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행위도 '재평가' 주목…"5년마다 실시"
'퇴출 기전' 마련여부 촉각…"임상 유용성 저하 등 단계적 축소·삭제"
2026.01.23 12:17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의약품이나 치료재료와 달리 한 번 건강보험 급여권에 진입하면 별다른 퇴출 기전이 없었던 ‘의료행위’에 대해서도 상시적인 사후관리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임상적 유용성이 떨어지거나 현장에서 자취를 감춘 의료행위를 5년 주기로 솎아내 선별급여로 전환하거나 급여 목록에서 과감히 삭제,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번 등재된 의료행위, 지속적으로 급여 유지되는 현행 구조 개선 필요"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정책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료행위 사후관리 체계 마련을 위한 연구(연구책임자 조수진 부연구위원)’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건강보험 등재 이후 기술 발전이나 임상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 번 등재된 의료행위는 지속적으로 급여가 유지되는 현행 구조의 문제점에서 출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의약품은 ‘급여적정성 재평가’와 ‘실거래가 약가인하’, 치료재료는 ‘3년 주기 재평가’ 등 사후관리 기전이 작동 중인 반면, 의료행위는 상대가치점수 개편 외에는 실질적인 퇴출 기전이 전무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지난 2008년부터 2023년까지 건강보험 청구 자료를 기반으로 의료행위 이용 패턴을 분석했다. 시계열 클러스터링 기법을 적용해 의료행위를 ▲증가형 ▲감소형 ▲제한형(정체형)으로 유형화했다.


분석 결과, 사후관리가 시급한 ‘감소형’ 및 ‘제한형’ 의료행위는 전체 분석 대상의 약 35.3%인 652개(분류번호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제한형’은 최근 3년간 청구가 거의 없거나 대체 기술 보급으로 사실상 사용이 중단된 경우다. ‘와일훼릭스(Weil-Felix) 반응’이나 ‘회전조사’ 등이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이들 행위에 대해 선별급여 전환을 거쳐 급여를 중지하거나, 즉시 비급여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감소형’은 전반적으로 청구 건수가 줄어들며 소수 의료기관에서만 명맥을 유지하는 행위들이다. ‘장크도말검사’나 ‘항정자항체검사’ 등이 이에 해당하며, 연구팀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으나 임상적 유효성이 낮아진 만큼 선별급여 전환 검토가 필요하다고 봤다.


‘5년 주기’ 정기 관리 및 ‘선별급여’ 완충지대 활용 제안


연구팀은 의료행위 사후관리의 구체적인 실행 모델로 ‘5년 주기’의 정기 관리 체계를 제안했다.


검사료, 영상진단 및 방사선치료료, 처치 및 수술료 등 기술 변화가 빠른 항목을 중심으로 매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5년마다 대대적인 재평가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심평원 내에 ‘의료행위 사후관리 소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실무부서가 청구 경향 모니터링을 통해 급여 조정 후보군을 선정하면, 소위원회와 전문평가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급여 유지, 선별급여 전환, 급여 중지 등을 결정하는 구조다.


특히 급격한 급여 삭제로 인한 현장 혼란을 막기 위해 ‘선별급여’를 완충지대로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제시됐다. 임상적 근거가 불확실해진 행위를 본인부담률 50~90%의 선별급여로 우선 전환한 뒤, 일정 기간 적합성 평가를 거쳐 최종 퇴출 여부를 결정하는 식이다.


연구팀은 “미국은 CPT 코드를 매년 개정해 노후 기술을 삭제하고 있고, 일본도 2년마다 진료보수 개정을 통해 유효성이 떨어진 기술을 퇴출시키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가치 기반 보상 체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체계적인 사후관리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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