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 폐암, 만성폐질환시 위험도 '7배↑'
삼성서울·서울아산병원 공동연구팀, 비흡연자 6000명 대규모 분석
2026.02.11 10:19 댓글쓰기

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신규 폐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비흡연자로 나타나면서, 기존 흡연력 중심 선별 기준에 대한 한계가 지적돼 왔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비흡연자의 폐암 발병을 부추기는 결정적 원인으로 '만성 폐질환'과 '가족력', '사회·경제적 요인'을 지목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앓고 있는 경우, 폐암 발병 위험이 일반인 대비 7배 이상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홍관·이정희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교수, 지원준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곽현석 전공의 공동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20년 사이 비소세포폐암 진단을 받은 비흡연자 3000명과 대조군 3000명을 1:1로 매칭해 분석한 결과를 호흡기 분야 권위지인 '체스트(CHEST, IF=9.2)' 최근호에 게재했다고 11일 밝혔다.


만성폐질환, 비흡연 폐암 '방아쇠'


연구팀 분석 결과, 비흡연자 폐암 발병의 최대 위험인자는 '만성 폐질환' 유무였다.


흡연 경험이 전무해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폐결핵 등의 병력이 있는 사람은 대조군에 비해 폐암 발병 위험이 2.91배 높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위험도는 더 극명하게 갈렸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는 폐암 발병 위험이 7.26배까지 급증했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폐에 지속되는 만성적인 염증 반응이 비흡연자의 폐세포 변형을 유발해 암 발병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가족력·거주지·경제력 등 복합적 요인 작용


이번 연구에서는 유전적 요인과 사회·경제적 환경도 비흡연 폐암의 주요 변수로 확인됐다.


가족력 분석 결과, 1촌 이내 가족 중 폐암 환자가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1.23배 높았으며, 특히 형제자매가 폐암 병력이 있을 때 위험도는 1.54배로 더욱 두드러졌다.


거주 지역과 경제적 상황에 따른 격차도 확인됐다. 비수도권 거주자 폐암 위험은 수도권 거주자보다 2.81배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지역 간 산업·환경적 유해 물질 노출 차이나 의료 접근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실업 상태인 경우에도 폐암 위험이 1.32배 증가, 경제적 요인이 건강관리 및 조기검진 기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했다.


"비흡연자도 고위험군 선별해 조기 검진해야"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기존 획일적인 폐암 검진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원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흡연자 폐암이 단일 요인이 아닌 기저질환, 가족력, 사회·환경적 요인 등 복합적인 배경에서 발생함을 시사한다"며 "기존 흡연자 중심 검진 체계를 넘어 비흡연자라도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새로운 예방 및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홍관 교수도 "흔히 '폐암=흡연'이라는 인식 때문에 비흡연자들은 상대적으로 폐 건강에 소홀하기 쉽다"며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만성폐질환이 있거나 폐암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인 검진과 세심한 관리를 통해 폐암을 조기 발견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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