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발성골수종 핵심 치료제인 ‘anti-CD38 항체’ 치료를 받는 환자 가운데 B형간염 재활성화 위험이 매우 높은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기준이 세계 최초로 제시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의 일률적인 가이드라인을 넘어 환자 맞춤형 예방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중요한 임상적 근거가 될 전망이다.
성필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제1저자 탁권용 임상강사)은 지난 2015년부터 2025년까지 anti-CD38 항체 치료를 받은 다발성골수종 환자 709명을 분석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과거 B형간염 감염 이력이 있는 환자 180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 동일한 치료 환경에서도 재활성화 위험도가 급격히 차이 나는 하위군을 규명다.
가이드라인 ‘사각지대’…고위험군 재활성화율 40% 육박
현재 유럽간학회(EASL) 가이드라인은 anti-CD38 치료 환자의 B형간염 재활성화 위험을 1~10% 수준인 ‘중등도 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범주에 해당하면 항바이러스제 예방 투여가 일괄적으로 권고되지 않는다.
그러나 성 교수팀 분석 결과, 특정 조건을 갖춘 고위험군의 위험도는 기존 인식을 훨씬 상회했다.
연구팀이 도출한 핵심 위험 인자는 ▲기저 anti-HBs(방어 항체) 수치 100 IU/L 미만 ▲재발 및 불응 단계에서의 치료 시작 등이다. 두 가지 인자를 모두 가진 고위험군의 경우 24개월 누적 재활성화 발생률이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방어 항체 수치가 100 IU/L 이상이면서 1차 치료로 anti-CD38을 시작한 저위험군에서는 재활성화 사례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의 실질적인 효과도 확인됐다.
예방 치료를 시행한 환자군에서는 재활성화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으나, 예방 치료 없이 모니터링만 진행한 그룹에서는 재활성화뿐만 아니라 중증간염 및 간(肝) 관련 사망 사례가 발생했다.
특히 간 관련 사망자는 모두 연구팀이 규명한 고위험군에서만 발생, 선별적 예방 전략 중요성을 뒷받침했다.
연구팀은 향후 다기관 연구를 통해 표준화된 예방 전략 수립을 이어갈 계획이다.
성필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anti-CD38 치료를 단순히 ‘중등도 위험’으로 보던 기존 인식을 넘어 명확한 고위험군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선별적 항바이러스 치료를 통해 간부전과 사망을 예방할 수 있는 임상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간질환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Journal of Hepatology’ (IF 33.0)에 게재됐으며, 최근 개정된 ‘유럽 간질환 관리 가이드라인’에도 의견이 추가되는 등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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