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권 첫 상급종합병원…제주대 vs 한라병원 ‘격돌’
서울 진료권역 분리 ‘별도 배정’ 확정적…국립대 자존심 vs 지역의료 핵심
2026.03.31 06:24 댓글쓰기



왼쪽부터 제주대병원, 제주한라병원
제주도가 서울 진료권역에서 독립하며 사상 첫 상급종합병원 탄생을 앞둔 가운데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인 제주대학교병원과 사립병원인 제주한라병원이 단 한 장의 ‘티켓’을 놓고 격돌할 것으로 보여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가 제6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진료권역을 14개로 확대하며 제주를 별도 권역으로 분리, 제주 지역 의료체계 정점에 서기 위한 두 병원의 물밑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올해 말 제6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결과 발표를 앞두고 지정 수를 현행 47개소에서 50개소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개편 핵심은 서울권에 묶여 있던 제주권 분리와 충남권 세분화다. 


특히 제주권은 그동안 서울 대형 병원들과 소요 병상 수를 공유하며 상급종병 진입에 높은 벽을 실감해 왔으나, 이번 권역 분리로 지역 내 독자적인 지정 가능성이 열리며 사실상 두 병원의 ‘2파전’ 양상으로 굳어졌다.


제주지역 유일 국립대병원 상급종병 ‘정조준’


제주대병원은 국립대병원으로서의 공공성과 필수의료 책임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제주대병원은 지역 내 고난도 중증질환 진료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며 국립대병원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다.


특히 공공의료 강화 실행 전략을 바탕으로 중증 응급환자 도외 유출을 막고 지역 완결적 의료 체계를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학병원 고유 교육 및 연구 기능을 강화하고 전문진료질병군 비중을 높여 평가 기준을 충족하겠다는 전략이다.


제주대병원, ‘도민 86% 이용 의향’ 신뢰 확인


먼저 기세를 올린 곳은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인 제주대병원이다. 최근 실시한 도민 인식조사 결과는 제주대병원에 강력한 우군이 되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도민 10명 중 8명 이상(86.2%)이 병원 이용 의향을 밝혔으며, 인지도 역시 87.6%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의사의 전문성’을 선택의 1순위로 꼽았고, 시설과 장비에 대한 만족도 역시 52.2%로 높게 나타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최국명 제주대병원장은 앞서 2026년을 병원의 재도약 원년으로 삼고 상급종병 지정을 최우선 과제로 공표한 바 있다. 


국립대병원의 존재 이유인 교육, 연구, 공공의료 기능 확대를 통해 지역의료 완결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설문 조사에서 공개된 26.6%에 불과한 ‘진료 예약 및 대기시간’에 대한 낮은 만족도는 상급종병으로서 환자 경험 평가를 대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으로 지적된다.


제주 의료 터주대감 한라대병원 ‘공격적 투자’ 주목


이에 맞서는 제주한라병원은 지역의료 실질적 맹주임을 자처하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권역응급의료센터와 권역외상센터 등 복지부의 주요 국책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 병원 특유의 유연함과 과감한 인적 투자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제주한라병원은 의료진 유지를 위한 파격적인 대우와 최첨단 의료 장비 도입을 통해 중증 환자 수용 능력을 입증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장 중심의 필수의료 대응력 면에서는 국립대병원에 뒤처질 것이 없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제주한라병원, ‘응급·외래·빅5 병원 협력’ 등 실전형 인프라 구축 총력 


제주대병원이 국립대병원이라는 강점을 가졌지만, 제주한라병원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지난 42년간 제주 의료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제주한라병원은 ‘실전 의료 역량’이 강점이다. 


도내 유일의 권역응급의료센터와 권역외상센터를 운영하며 닥터헬기까지 갖춘 중증·응급의료 핵심 거점이라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는 평이다.

 

특히 2024년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하며 그 실력을 공인받았다는 점을 적극 어필하고 있다.


김성수 한라의료재단 이사장은 역시 2026년을 ‘병원 내실화 원년’으로 선포하고, 도민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내걸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서울 ‘빅5’ 병원과의 협력 모델 제시다. 단순히 상급종병 간판을 다는 데 그치지 않고, 수도권 대형 병원과의 원격진료 및 공동수술 시스템을 구축해 연간 14만명에 달하는 도외 원정 진료 환자를 지역 내로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이사장은 평가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조하며 실질적인 의료 지표로 승부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하고 있다. 


까다로운 기준 충족 ‘승부처’


두 병원 승부는 미세한 점수 차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6기 지정 평가에서는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기준 강화, 희귀질환 비율 기준 상향 등 지표가 한층 까다로워졌다. 


또 정부가 추진 중인 상급종병 구조 전환에 따른 일반 병상 감축 이행 여부와 중증 환자 회송률 역시 당락을 결정 지을 핵심 변수로 꼽힌다.


병원 경영진이 상급종병 명칭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단순한 명예를 넘어 실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또 지역 유일 상급종병이라는 대표성을 확보해 차후 지역의료의 선두로 올라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무시할 수 없다. 


상급종병으로 지정될 경우 30%의 종별 가산율과 함께 의료질평가지원금, 구조 전환 성과지원금 등 막대한 정책적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는 병원 장기적인 경영 안정성과 우수 의료진 확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의료계 관계자는 “진료권 확대에 따라 제6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수가 현재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지만, 상급종병 진입을 노리는 병원들도 많아서 상당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주권 첫 상급종합병원 주인공은 오는 12월 최종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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