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별수가제 비율 ‘93.6%→70%’ 축소 제언
심평원, 지불제도 로드맵 제시…“진료량 중심 탈피 후 필수의료 강화”
2026.04.14 12:19 댓글쓰기

보건의료체계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진료량 중심 행위별수가제 비중을 낮추고, 의료 질과 가치를 보상하는 다변화된 지불제도 로드맵이 제시됐다. 


이번 로드맵은 필수의료 붕괴 위기와 의료비 급증이라는 복합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양(Volume)’에서 ‘가치(Value)’로 보상 패러다임 전환을 핵심으로 한다.


행위별수가제 83.4%…과잉진료·필수의료 불균형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진료비 지불제도별 효과평가 등 심층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진료비 지불체계는 행위별수가제가 83.4%를 차지하는 단일 지불방식 체계로 나타났다. 


정책가산까지 포함할 경우 그 비중은 93.6%에 육박한다. 사실상 행위별수가제 일변도 상황이다. 


이러한 구조는 진료량에 비례해 보상하기 때문에 과잉진료를 유발하고 의료기관 간 무한 경쟁을 심화시키는 반면, 예방이나 건강관리 투자에는 소홀해지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는 분석이다. 


특히 수술이나 처치 등 필수의료 영역 보상은 원가에 못미치는 저평가 상태가 지속되는 반면, 검체나 영상진단 등은 과보상되는 불균형 문제도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분석됐다.


2030년 지불방식 다변화…묶음·성과 기반 보상


연구진은 2030년까지 행위별수가제 비중을 70~75%로 축소하고, 나머지 영역을 묶음지불(15~20%), 질·가치 연동 보상(5~10%), 사람 중심 지불(5~10%)로 채우는 다변화 방식을 제안했다. 


이는 단순히 지불 방식을 바꾸는 것을 넘어 질병 특성과 진료환경에 맞춰 최적의 보상기전을 적용하겠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인 실행 전략으로는 수가체계 개선과 시범사업 혁신을 병행하는 ‘트윈 트랙(Twin-Track)’ 전략이 제시됐다. 


주관적 협의에 의존하던 상대가치 산정 방식을 원가 분석 기반으로 객관화하고 일률적인 환산지수 인상 구조에서 탈피해 영역별로 차등 인상하는 ‘상대가치가격제’ 도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2028년까지 총 10조원을 투입해 응급, 분만, 소아 등 공급 부족 영역에 대한 보상 합리화를 꾀할 방침이다.


‘4대 브릿지 모델’ 도입…시범사업 관리기전 체계화


시범사업 혁신은 장기간 적체된 49개 시범사업을 본사업 전환, 통합, 활성화, 축소 등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보상 공백 해소를 위해 분만취약지 ▲산모 주치의 ▲에피소드 기반 묶음지불 ▲회복기 재택의료 ▲지역의료혁신 연계 등 4대 ‘브릿지 모델’을 도입해 가치 기반 지불로의 전환을 유도한다. 


지불제도 혁신은 단순히 수가를 조정하는 기술적 작업을 넘어 의료 체계의 근본적 변화를 이끄는 중대한 과제다. 


연구진은 “글로벌 패러다임이 의료 가치와 비용 효율성을 중시하는 가치 기반 지불로 전환되고 있으며, 공급자 간 협력을 통한 인구집단 건강관리 보상 모델이 확산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HIRA Foundation’ 인프라 구축…데이터 기반 관리


이러한 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심평원 역할 강화도 제언됐다. 


데이터 기반의 원가 분석 역량을 고도화하고, AI와 디지털 전환을 통한 청구·심사 시스템 선진화, 전문 인력 양성, 그리고 시범사업의 전 생애주기를 관리하는 통합 거버넌스 구축이 핵심이다. 


연구진은 “향후 의료계와 개편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단계적인 이행 경로를 밟아 2030년 가치 기반 지불제도 목표를 달성할 시 국민 건강 성과를 실질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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