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정사태 후 일상이 된 ‘공보의 순회진료’
64% “부적절하다” 비판…박재일 회장 “전문진료 기능, 주요 거점에 집중 필요”
2026.04.25 06:18 댓글쓰기



코로나19, 의정사태 당시 임시로 ‘순회진료’를 하던 공중보건의사(공보의)들이 아직까지 보편적인 근무 형태로 순회진료를 하고 있어 불만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 회장 박재일)은 공보의 대상 근무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금년 3월 기준 회원 945명 중 214명이 참여했다. 


응답자 51.4%는 의료기관 1개소에서만 근무 중이며, 24.3%는 2개소, 15.9%는 3개소, 8.4%는 4개소 이상 기관에서 순회진료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회진료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응급의료기관, 비연륙도 등의 근무지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순회진료 비율은 이보다 더 높아진다. 


대공협은 “공보의 인원이 꾸준히 감소하는 가운데 코로나19와 의정사태 등의 특수한 상황에서 임시방편으로 시작된 순회진료가 어느새 보편적인 근무 형태로 자리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소한 인력 규모에 맞춰 합리적인 업무 조정이나 배치기준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64.1%는 순회진료가 공보의 제도 취지에 부합하지 않아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주변에 민간의료기관으로 대체 가능한 근무지가 다수 있음’(64.9%)이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다. 


이어 ‘여러 기관에 대한 과도한 진료 및 관리 책임소재 가중’(62.0%), ‘진료 연속성의 저해’(45.0%), ‘마을버스 등 교통 인프라 확충으로 의료기관 접근이 용이함’(41.5%), ‘근무지 당 진료일수 감소로 인해 의료접근성 저해’(39.2%) 등을 꼽았다. 


순회진료의 적절한 대안으로는 ‘근무지 개수를 줄이고 주요 거점으로 압축해 배치’(79.9%), ‘셔틀, 택시 등의 이동수단으로 의료기관 접근성 보장’(42.1%) 등이 제시됐다.  


박재일 회장은 “농어촌 지역의 인구는 감소하고 있으나, 고령화와 함께 복합 만성질환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마을마다 도보권에 촘촘히 배치된 보건지소 중심의 분산된 진료가 아니라 전문적·체계적인 진료 역량을 시내·읍내 주요 거점에 집중시키고 교통 접근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건소, 보건지소 등 지역보건의료기관은 저가진료 공급 중심에서 벗어나 질병예방, 건강증진, 통합돌봄 등 역할에 집중하고, 전문적인 진료 기능은 병원 등 주요 거점으로 집약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대공협은 “최근 추진되고 있는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료사관학교 정책은 그 취지나 운영방식에 비춰 볼 때, 가장 유사한 선례가 바로 공보의 제도”라며 “수십 년간 지방의료 최전선에서 헌신해 온 공보의들의 축적된 경험과 문제 의식을 정책에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의사제 효과? “도서·벽지 등 열악한 지역 기피 현상 여전할 것”  


국회를 통과한 지역의사제, 공공의료사관학교에 대한 의견도 조사됐다. 응답자 78.5%는 ‘효과적으로 지역의료 공백을 해소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부적으로는 ‘도서ㆍ벽지 등 근무 여건이 열악한 지역을 기피하는 현상은 여전할 것’(78.0%)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또 ‘성실 근무를 유도하고 복무만료 후 지역에 잔류할 인센티브가 부족’(76.3%), ‘지방과 도시 의료의 분절 및 의료 계층화 고착화 우려’(53.8%), ‘지역 환자들 신뢰 부족으로 인한 실제 이용률 저조 우려’(40.3%)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병준 대공협 정책이사는 “지역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이 전문성을 제대로 기를 수 있도록 충분한 복무기간과 임상경험, 진료 여건 등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의무복무기간 동안 일회성 인력으로 소모되고 곧바로 대체되는 방식으로는 정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무만료 후에도 지역에 정주하며 진료를 지속하고, 전문성이 축적되는 동시에 양질의 의료인력을 지속적으로 유인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 의료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민이 지역 의료기관 이용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진료권 제도 도입을 통해 이용률을 높이고 지역완결형 의료전달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지역주민과 의료진 간 상호 신뢰를 구축해야 지역의사 정책의 실효성도 확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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