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민의 안전한 의료 이용을 지원하고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오는 2027년 1월 1일부터 ‘실시간 의료이용 관리 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이번 제도는 진료 시점에 환자의 과거 의료이용 정보를 실시간으로 조회해 불필요한 중복 진료와 과다 이용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해 12월 관련 건강보험법 개정안이 통과됐고 올해 11월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 1월 공식 시행될 예정이다.
안유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적정의료이용총괄단장은 28일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에서 실시간 의료이용 관리 추진 일정을 공개하며 요양기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했다.
안 실장은 “현재 사후심사 체계로는 의료진이 환자의 타 기관 진료 내역을 즉시 확인하기 어려워 적정 의료 유도에 한계가 있다”며 “요양기관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를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4400만명 외래 분석 토대…상위 0.2% 7323억원 사용
심평원이 2024년 실시한 외래 이용 현황 분석 결과(2023년도 진료비 기준)에 따르면, 총 4400만 명의 외래 이용자 중 연간 150회 이상 병원을 방문하는 과다 이용자는 약 12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전체 이용자의 0.2%에 불과하지만 진료비로 총 7323억원을 사용하고 있으며, 1인당 평균 외래 방문 횟수는 201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개 항목 후보군…시행 초기 1~2개 항목 시행
특히 고밀도 검사나 신경차단술 등 특정 항목에서 환자가 여러 의료기관을 돌며 급여 기준을 초과해 진료받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이번 실시간 관리 시스템은 의과와 한의과를 별도로 분석해 적용된다. 현재 관리 후보군으로 검토 중인 항목은 ▲신경차단술 ▲한방시술(침·뜸·부항) ▲기본물리치료 등 약 8개 항목이다.
심평원은 관리 항목 선정이 요양기관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인 만큼 최대한 신속하게 심의를 거쳐 7월 내에 공고할 계획이다.
안 실장은 “제도 안착을 위해 내년 1월 시행 초기에는 1~2개 항목으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며, 첫해에는 많아도 3개 항목 이내로 관리 대상을 제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확인 청구 시 삭감 조치…풍선효과 모니터링 ‘강화’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면 요양기관은 관리 항목에 대해 실시간 시스템 확인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만약 시스템 확인 없이 급여 기준을 초과해 진료한 뒤 청구할 경우, 해당 진료비는 심사 과정에서 삭감되도록 시스템이 연계된다.
이는 현재 추나 및 첩약 시범사업에서 운영 중인 방식과 유사하다. 다만 임상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의학적 타당성이 인정되는 예외적인 상황은 소명 절차를 통해 구제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특정 시술 제한에 따른 ‘풍선효과’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한다.
심평원은 신경차단술 이용이 제한될 때 관절강내주사 등 유사한 다른 치료로 수요가 전이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제도 시행 이후 항목별 이용 추이를 정밀 분석해 관리할 예정이다.
안 실장은 “이번 제도가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의 자율적인 선택권을 존중하되 적정 이용을 가이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데이터 파악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현재로서는 관리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적정의료이용심의위원회 구성…객관적 관리 항목 선정
심평원은 제도 운영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오는 7월 중 ‘적정의료이용심의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의료계, 학계, 소비자 단체, 정부 관계자 등 약 16인으로 구성될 예정이나 구체적인 구성 비율은 아직 검토 단계에 있다.
심평원은 내부에서 운영 중인 다양한 위원회 사례를 분석해 제도의 성격에 가장 부합하는 도출 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심평원은 오는 8월부터 요양기관과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를 대상으로 전국 권역별 사전 설명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관련 법 통과 후 1년의 유예 기간 내에 모든 준비를 마쳐야 하는 만큼 시스템 설계와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범 운영 기간에는 시스템 미등록에 따른 삭감 등의 불이익은 없으나, 요양기관이 실제 운영 환경을 점검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안내 문자를 발송하는 등 독려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안 실장은 “요양기관이 제도 시행을 인지하지 못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의료계의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한다”며 “해당 제도가 의사들 진료를 막는 게 아닌 환자 안전과 과다이용 관리에 대한 목적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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