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지역 민심을 잡기 위한 후보들의 행보가 빨라지는 가운데 의료 인프라 확충이 이번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중요 사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응급의료체계 붕괴와 소아과 진료 대란 등 필수의료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상급종합병원과 어린이전용병원 유치를 제1공약으로 내세우는 후보들이 줄을 잇고 있다.
단순히 병원을 짓는 수준을 넘어 의과대학 유치나 바이오 산업과의 연계, 더 나아가 문화·예술 인프라 확충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전략까지 더해지며 의료 공약은 한층 구체화되는 양상이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조기 건립 및 바이오·항공의료 거점화 선언
수도권 주요 격전지에서는 대형 병원 유치와 조기 건립을 통한 도시 경쟁력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국민의힘 신계용 과천시장 후보는 막계동에 들어설 아주대병원과 연계해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유치를 본격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신 후보는 상급종합병원 유치 확정을 넘어 교육과 연구 기능이 합쳐진 의대까지 들어와야 지역 발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제약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과천을 수도권 바이오벨트의 핵심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더불어민주당 공재광 평택시장 예비후보는 최근 아주대학교 의료원과 간담회를 열고 장기간 지연돼 온 브레인시티 내 대학병원 건립 사업의 정상화와 조기 건립 방안을 논의했다.
평택은 인구 급증에도 불구하고 상급종합병원급 의료 인프라가 부족해 시민들의 원정 진료 불편이 컸던 지역이다. 공 후보는 현실적인 실행 로드맵을 다시 설계해 대학병원 조기 건립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인천 영종구청장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김정헌 예비후보 역시 응급·중증 치료가 가능한 대형 종합병원 유치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김 후보는 영종 분구에 따른 안정적인 자립을 위해 항공 정비 및 도심항공교통 클러스터와 결합한 ‘글로벌 에어시티’ 완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아이 아플 때 불안 없게” 어린이 전용 의료체계 집중
소아의료 인프라 부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어린이 전문 병원 건립을 1호 공약으로 내건 후보들도 눈에 띈다.
더불어민주당 채신덕 경기도의원 후보는 김포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며 도립 어린이 종합병원 유치 추진을 전격 발표했다. 지역 내 소아 의료 공백 해소를 통해 아이 키우기 좋은 김포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김동근 의정부시장 후보는 소아 응급 상황에서의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어린이전용병원 유치를 공식 발표했다. 경기 북부 지역의 소아 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24시간 운영되는 소아응급실과 중증 치료 기능을 갖춘 완결형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서울 영등포구청장에 출마한 국민의힘 최웅식 후보 역시 어린이종합병원 유치를 1호 공약으로 제시하며 명가 재건을 선언했다. 최 후보는 소아 의료 네트워크 구축과 24시간 긴급 돌봄센터 신설 등 맞춤형 복지 체계 강화를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달빛어린이병원과 소아응급센터 간 협력을 강화해 권역별 필수의료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비수도권, 대형병원 유치 등 정주 여건 개선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의료 격차 해소와 일자리 창출, 전반적인 정주 여건 개선을 연계한 대규모 병원 유치 공약이 주를 이뤘다.
더불어민주당 윤동춘 예천군수 후보는 국립 경국대 의대 신설 확정과 연계해 경북신도청 종합병원 유치에 승부수를 던졌다.
윤 후보는 최근 일본 총리의 안동·예천 방문 추진 등을 언급하며, 신도시가 전국적 관심을 받는 현시점이 종합병원 유치 등 정주 인프라를 끌어올릴 적기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박희조 대전 동구청장 후보는 대전역 인근 유휴부지에 빅5급 종합병원 유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치료를 위해 서울로 올라가는 이른바 원정 진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충남 당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기재 당진시장 후보가 현대제철 종합병원의 적기 개원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광주 북구청장에 도전하는 무소속 노남수 후보는 현대아산 제2병원 유치라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놓고 양질의 일자리 2만 5000개를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처럼 여야를 막론하고 후보들이 병원 유치와 인프라 개선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정주 여건 향상이 지역 생존의 핵심 지표가 됐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병원 유치 공약이 실제 실현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필수의료와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이번 선거에서 가장 강력한 파급력을 가진 공약이 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