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정전과 단수 등 기반시설 마비에 따른 투석 중단 위험이 상존하고 있어, 환자 안전을 위한 민관 협력 중심의 재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최근 대한신장학회 공식 학술지인 ‘Kidney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 (KRCP)’ 2026년 5월호에는 국내 인공신장실 의료진의 재난 경험과 대비 수준을 분석한' Disaster preparedness and awareness among medical staff in Korean dialysis units(한국 투석센터 의료진의 재난 대비 및 인식 제고) 설문조사 결과가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울산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유경돈 교수(제1저자)와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영기·박혜인 교수(교신저자) 등 대한신장학회 재난대응위원회 연구팀이 학회 소속 의사 1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7.6%가 인공신장실 내에서 한 가지 이상의 재난 상황을 경험했다.
국내 인공신장실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한 재난은 정전으로 전체의 41.2%를 차지했으며, 단수가 37.1%로 그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홍수(8.2%), 화재(5.9%), 지진(0.6%) 등이 보고돼 인공신장실이 다양한 형태의 위험에 노출돼 있음이 확인됐다.
재난 형태는 의료기관의 유형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정전과 단수는 대형병원보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훨씬 더 빈번하게 발생해 중소 의료기관의 기반시설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반면 침수 피해는 수도권보다 비수도권, 특히 한반도 남부 지역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여 지역별 환경에 맞춘 차별화된 대비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재난 대비 영역별 이행률을 살펴보면 시설 안전 영역이 90.6%로 가장 높게 나타난 반면, 환자 관리 영역은 71.2%로 가장 낮아 소프트웨어 측면의 강화가 요구됐다.
행정적 준비도 측면에서는 재난 대비 매뉴얼을 보유한 비율이 79.4%에 달해 전반적인 인식은 높게 형성돼 있었다.
하지만 해당 매뉴얼을 정기적으로 개정하는 비율은 32.4%에 불과했으며, 특히 직원을 대상으로 연간 재난 실습 훈련을 실시하는 비율은 25.3% 수준으로 매우 저조했다.
이는 매뉴얼 구축과 같은 문서상의 준비는 이뤄지고 있으나 실제 상황에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실무 교육과 훈련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연구를 주도한 유경돈 교수는 국내 인공신장실 의료진이 재난에 대해 10점 만점 중 7점에 해당하는 높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개별 의료기관의 노력뿐만 아니라 대한신장학회와 정부 간의 긴밀한 협력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며 “특히 학회 차원의 표준화된 매뉴얼 제작 및 배포, 실무 훈련 프로그램의 의무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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