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신약 건보 등재 ‘240일→100일’ 단축
政, 급여적정성 사후평가 검증…올 2~3개 약제 선정 후 제도화 검토
2026.05.27 11:59 댓글쓰기

정부가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신속등재, 이른바 ‘패스트트랙’을 전격 도입하고 올해 시범사업을 통해 본격적인 제도 안착에 나선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7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희귀질환 치료제 접근성 향상을 위한 신속등재 추진방향 공청회’를 개최하고 향후 희귀질환신약 등재 단축을 위한 계획을 공개했다. 


이번 공청회는 지난 3월 제6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된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의 핵심 과제인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 등재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그간 의료 현장에서는 희귀질환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환자 수가 적어 단기간에 치료 효과를 충분히 검증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음에도, 일반 신약과 동일한 평가 절차를 적용해온 탓에 환자들이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례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러한 임상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적극 수용해 신약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현행 240일에서 100일로 140일이나 대폭 단축하기로 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선(先) 등재 후(後) 평가’라는 과감한 카드를 꺼냈다. 심평원은 임상적 유용성과 급여 기준 설정에 집중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약가 협상 및 재정 관리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리해 절차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특히 이번 제도에는 재정 건전성을 지키기 위한 촘촘한 안전장치가 마련됐다. 신속 등재 이후 5년간 임상 현장의 실사용 자료(RWE)와 추가 임상 시험 결과를 수집하는 ‘레지스트리’를 구축해 데이터 기반의 사후평가를 의무화한 것이다. 


다만 제약사는 계약 단계부터 사후 평가 계획과 급여 조정안을 명확히 제출해야 하며, 성과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약가가 조정된다. 만약 자료 제출을 소홀히 할 경우 등재 유지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시범사업 통해 ‘2~3개 품목’ 선정 추진


시범사업 운영 계획도 윤곽이 드러났다. 올해는 등재 필요성이 높은 희귀질환 치료제 2~3개 품목을 우선 선정해 추진한다. 


대상은 해외에서 이미 급여 등재 사례가 있고 대체 치료제가 없는 약제로 허가가 완료된 품목뿐만 아니라 허가 신청 중인 품목까지 결정 신청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혔다.


이날 발제에 나선 이은주 보건복지부 사무관은 “이번 제도는 환자 접근성을 높이되 사후 평가와 급여 조정을 통해 책임 있게 관리하는 시스템”이라며 “시범사업 과정에서 평가 신뢰성과 재정 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해서 향후 본사업 전환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숙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신약등재부장 역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효성 있는 급여 적정성 검증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현장 의견을 반영해 환자들 치료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제도로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권병기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희귀질환 환자들이 꼭 필요한 치료제에 보다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공청회에서 수렴한 현장 의견을 정책에 적극 반영해 환자 치료 부담을 낮추는 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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