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CT서 폐결절…법원 “타과 의뢰했어야”
“유족에 3849만원 배상” 판결…“이상소견 전달” 등 주장 기각
2026.07.14 06:12 댓글쓰기

갈비뼈 골절 진료 과정에서 CT로 폐 결절이 확인됐지만 추적검사나 타과 진료 의뢰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병원 측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청주지방법원(판사 김현룡)은 폐암으로 사망한 환자 A씨의 유족들이 의료법인과 정형외과 의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들이 유족에게 총 3849만원을 지급하라고 지난달 19일 판결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1월 왼쪽 가슴 통증으로 병원 정형외과를 찾았다. 당시 CT 검사에서 왼쪽 다섯 번째 갈비뼈 골절과 함께 오른쪽 폐 아래쪽에 주변이 뿌옇게 보이는 결절성 병변이 발견됐다.


A씨는 같은 해 3월 갈비뼈 골절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CT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폐 결절은 이전과 비교해 변화 없이 남아 있었지만, 정형외과 의사는 조직검사 등 정밀검사를 고려하거나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시행하지 않았다.


약 1년 4개월이 지난 2022년 8월 세 번째 CT 검사에서 결절 크기가 커지고 악성 가능성이 확인됐다. A씨는 상급병원으로 전원돼 폐암 진단을 받고 폐엽 절제술을 받았다. 


당시 병기는 림프절 전이가 없는 1기였지만 수술 11개월 뒤 척추와 림프절에서 다발성 전이가 확인됐고, 이후 뇌·뼈·폐 전이를 동반한 4기 폐암으로 진행해 2025년 9월 사망했다.


유족들은 병원 측의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폐암 진단과 치료가 늦어졌고 결국 환자가 사망에 이르렀다며 총 3억1361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에 법원은 2021년 1월 첫 CT 뒤 별도 조치가 없었지만, 같은 해 3월 다시 CT를 촬영해 결절 상태를 확인한 만큼 첫 검사 이후 대응만으로 과실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다만 두 번째 CT에서도 폐 결절이 그대로 남아 있었던 만큼 조직검사 등 추가 검사를 고려하거나 6개월~1년 간격으로 CT를 촬영해 변화를 관찰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정형외과 의사는 환자에게 폐 결절과 추적관찰 필요성을 설명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봤다. 설령 결절이 있다는 사실을 알렸더라도 필요한 후속 조치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형외과 전문의라 하더라도 두 차례 CT 촬영 결과에서 확인된 폐 결절에 대해서는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있는 타 병원에 진료를 의뢰하는 등의 방법으로 필요한 관찰과 진료가 이뤄지도록 조치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병원 측 과실로 폐암이 발병하거나 A씨가 사망했다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암의 진행 속도가 빨라 2021년 당시 이미 영상으로 확인되지 않는 미세 전이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감정 결과를 고려한 것이다.


재판부는 대신 A씨가 폐암을 더 일찍 발견해 치료받고 생존기간을 연장하거나 생존율을 높일 기회를 잃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망인의 위자료 3000만원과 배우자·자녀들의 고유 위자료를 인정해 배우자에게 1250만원, 자녀 3명에게 각각 866만6666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치료비와 일실수입, 장례비 청구는 사망과 병원 측 과실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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