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제약바이오사, 2조6000억원 조달
루닛·메디포스트·셀트리온홀딩스 등 대규모 유상증자·CB 발행
2026.08.10 11:11 댓글쓰기



생성형 AI 이미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금년 상반기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2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약 임상과 상업화, 생산시설 확충 등 성장을 위한 자금 확보가 활발했고, 일부 기업은 기존 차입금 및 전환사채 상환에 상당 금액을 배정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2026년 1월~6월)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유상증자 발행 규모는 약 1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 메자닌 발행액은 1조1965억원으로 전년 동기 6783억원 대비 76.4% 늘었다. 유증과 메자닌 단순 합산 시 2조5965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CB가 1조1350억원으로 전체 94.9%를 차지했고 BW와 EB는 각각 409억원, 206억원으로 집계됐다. 건당 평균 발행액도 133억원에서 173억원으로 증가했다.


유상증자 1조4000억원, 전년 동기대비 66% 증가…임상 투자부터 채무상환까지 용도 다양


우선 유상증자에선 상반기엔 루닛이 2115억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로 주목 받았다. 구주주 청약률은 104.7%를 기록해 발행 예정 물량을 모두 소화했다.


루닛은 조달액 가운데 약 1377억원을 채무상환 자금에 사용하고, 나머지 약 737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전체 자금 65% 이상이 채무상환에 투입되는 구조다.


이뮨온시아도 면역항암제 상업화 준비를 위해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주가 하락으로 최종 발행가액이 낮아지면서 모집액은 최초 계획한 1200억원에서 818억원으로 축소됐다.


이뮨온시아는 확보한 자금을 NK·T세포림프종 치료 후보물질 ‘IMC-001’의 생산공정과 품질관리, 허가 대응 및 공급망 구축 등에 우선 투입할 계획이다. 


한국유니온제약은 부광약품을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당 500원에 보통주 6000만주를 발행하는 구조로, 회생채권 변제와 기업 정상화에 사용되는 자금이다.


에이프릴바이오는 가장 최근 IMM자산운용과 IMM스케일업바이오 제1호를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자금은 연구개발비로 사용할 계획이다.


경남제약도 엑스를 대상으로 65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당 1629원에 보통주 399만178주를 발행하며 납입일은 7월 1일로 잡았다.


HLB제약은 지난 5월 유상증자 계획 발표 이후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나 루닛에 버금가는 12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 외에도 디알텍, 현대바이오 등이 조달 행렬에 합류했다.

생성형 AI 제작
메디포스트·셀트리온홀딩스 1000억 등 CB 발행


메자닌 영역에선 메디포스트와 셀트리온홀딩스가 각각 1000억원의 CB를 발행해 단일 기업 기준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메디포스트는 자금을 무릎 골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 미국 임상 3상에 투입 중이다. 셀트리온홀딩스는 메리츠증권 대상으로 1000억원 CB를 발행, 확보 자금을 셀트리온 주식 등 취득에 활용하기로 했다.


약효지속형 의약품 기업 지투지바이오는 두 차례 CB 발행으로 총 950억원을 확보했다. 200억원은 삼성에피스홀딩스가 투자했다. 자금은 미립구 기반 약효 지속 플랫폼 ‘이노램프’ 연구개발에 사용된다.


아리바이오의 경우 최근 중국 푸싱제약과의 계약을 통해 선급금 5000만달러를 수령했지만, 지속되는 약물 후기 임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메자닌 발행을 병행해왔다.


구체적으로 아리바이오는 금년 상반기 아홉 차례에 걸쳐 총 650억원의 CB를 발행했다.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 글로벌 임상 3상에 투자 중이다.


HLB그룹도 HLB와 HLB생명과학, HLB이노베이션 등 계열사를 통해 총 4건, 912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동성제약의 경우 회생계획 이행, 경영 정상화 자금을 위해 7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 500억원 CB까지 발행했다. 전체 조달 규모를 더하면 1200억원 수준이다.


이 외에도 인벤티지랩, 셀비온, 에스바이오메딕스, 지놈앤컴퍼니, 셀레믹스, 뉴로핏, 압타머사이언스,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이오플로우 등이 유상증자와 메자닌을 동시에 활용했다.


무이자부터 만기 12%까지…기업별 조달 조건 극명 


채무상환 비중이 높거나 고금리 CB를 반복적으로 발행한 기업은 조달 이후 이자 및 원금 상환, 전환가액 조정에 따른 주식가치 희석 등 부담도 있다.


당장 시장 금리가 오르게 되면서 투자자가 기업들에게 요구하는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고 이에 따라 표면·만기이자율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아스트로젠은 지난 4월 두 차례에 걸쳐 128억원 규모 CB를 발행하면서 표면이자율은 0%로 설정했지만 만기이자율은 연 12%를 적용했다. 올 제약바이오 메자닌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채권 보유 기간에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이자는 없지만, 투자자가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만기까지 보유하거나 조기상환을 요구할 경우 회사가 부담할 상환금액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동성제약도 지난 4월 500억원 규모 CB를 표면이자율 6%, 만기이자율 10% 조건으로 발행했다. 


투자자에게 정기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표면이자가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주식 전환 없이 만기 상환으로 이어질 경우 추가 수익률도 보장하는 구조다.


동성제약은 앞서 3월 7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유상증자와 CB를 합친 조달 예정액은 1200억원으로, 지분 희석과 금융비용 부담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아리바이오랩 역시 지난 6월 40억원 규모 CB를 표면이자율 2%, 만기이자율 8%로 발행했다. 같은 달 아리바이오 대상 3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진행해 유상증자와 CB를 병행했다.


이들 기업은 상반기 메자닌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받은 사례로 분류된다. 아스트로젠의 만기이자율은 12%, 동성제약은 10%, 아리바이오랩은 8%였다.


반면 셀비온, 에스바이오메딕스, 제테마 등은 표면, 만기이자율이 모두 0%인 ‘무이자 CB’를 발행했다. 이자수익보다 주가 상승에 따른 전환차익을 기대하고 투자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결국 자금조달에 나선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연구개발 성과가 예정된 시점에 나오지 않을 경우 추가 증자나 CB 발행으로 이어질 가능성과 더불어 주가에 대한 영향도 배제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기업은 임상 단계가 올라갈수록 필요한 자금 규모가 급격히 커지기 때문에 외부 조달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채무상환 비중이 높거나 고금리 CB 발행이 반복되는 경우 향후 상환 여력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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