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또 ‘간호사 태움’ 논란
노조 “당사자 매일 울면서 야근했고 다양한 압박 받아” 폭로
2026.07.28 17:50 댓글쓰기



사진 연합뉴스

지난 2019년 간호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태움’ 근절 대책을 내놨던 서울의료원에서 또 다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지부는 오늘(28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간호사 보호와 진상 규명을 서울시와 서울의료원에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서울의료원에 근무 중인 A간호사는 지난해 4월 인력 부족으로 제대로 된 인수인계도 받지 못한 채 업무에 투입됐다.


이후 감당하기 어려운 업무량으로 야근을 반복했지만 초과근무를 인정받지 못해 수당도 지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과중한 업무를 호소했을 때는 직장 상사 B씨로부터 “태도를 바꿔야 한다”, “잘하면 된다”는 식의 질책을 반복해서 들었다. 휴가 사용 과정에서도 압박을 받았으며, B씨가 주변 직원들에게 자신의 험담을 퍼뜨렸다는 게 A간호사 측 주장이다.


A간호사는 대독 입장문을 통해 “새벽과 주말에도 시간을 내 일했지만 모든 책임은 나에게 돌아왔다”며 “매일 울면서 야근했고 주변 직원들도 위태로워 보인다며 걱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 차례 큰 폭언보다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질책이 더 큰 심리적 고통을 줬다”며 “서울의료원에 와서야 태움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됐다”고 호소했다.


병원은 지난해 5월 A간호사와 B씨 근무공간을 분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간호사는 공간 분리 이후에도 업무 지시와 질책이 이어졌고, 과중한 업무와 초과근무 미인정 문제 역시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A간호사는 지난 6월에 고용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제기했다. 이달 2일에는 서울의료원장에게 인력 부족과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이메일을 보냈지만, 인공지능(AI) 도입을 통해 행정업무가 효율화될 것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고 노조는 전했다.


노조는 이번 사건이 개인 간 갈등을 넘어 인력 부족과 부실한 조직관리에서 비롯된 구조적 괴롭힘이라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고(故) 서지윤 간호사 사건 이후에도 가해자는 남고 피해자가 현장을 떠나는 구조가 달라지지 않았다”며 “서울의료원이 피해자를 즉시 보호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통해 책임자를 현장에서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의료원에서는 지난 2019년 고 서지윤 간호사가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다 숨졌다. 이후 의료원은 직장 내 괴롭힘 예방 표준매뉴얼 개발, 감정노동보호위원회 신설, 간호사 지원전담팀 운영 등을 포함한 5대 혁신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의혹으로 당시 마련한 재발 방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의료연대 서울지부는 “서 간호사 사건 당시 서울시 진상대책위원회가 제시한 권고안이 충분히 이행되지 않았다”며 서울시와 정부에도 현장 의견을 반영한 태움 근절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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