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외상센터별 실적 역량 차이, 역할 구분 필요”
허윤정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권역외상센터 실제 중증도 등 반영 ‘유형화’ 주장
2026.08.08 06:22 댓글쓰기



모든 중증외상환자를 권역외상센터가 다 받도록 하는 기존 체계를 탈피, 실적·중증도 등 역량을 따져 유형화해서 환자를 분산 이송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국회의원회관에서 ‘경기도 중증외상 생존체계 고도화’ 토론회가 열렸다. 이는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획한 ‘지역필수의료 마지막 안전망 연속 토론회’ 일환이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인구 밀집도가 전국 최고 수준이고 교통사고, 산업재해 등 중증외상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 그러나 도농복합지역인데다 의료자원이 분산돼 있어 안정적 수용 체계를 유지하기 쉽지 않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번 패널토론에서 전문가들은 권역외상센터의 구분·유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허윤정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적절한 환자를 적절한 곳으로 적절한 시간에’라는 외상체계 ‘3R’ 원칙이 현장에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환자 식별, 적절한 곳의 정의, 재이송 문제 등을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봤다. 


특히 ‘적절한 곳의 정의’와 관련해 허 교수는 “현재 17개 권역외상센터가 동일한 법적 기준 하에 운영되고 있지만 실제 데이터는 간극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어떤 센터가 어떤 수준의 환자를 최종 치료할 수 있는지 규정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권역외상센터를 유형화하는 응급의료법 개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진료 실적, 중증도 구성, 치료 성과 등에서 센터 간 현격한 역량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상위 센터군은 중증 환자(ISS(외상중증도점수) 15 초과) 비중이 35% 이상이지만 하위 센터군에서는 20% 미만이다. 또 상위센터군에서 재이송 발생률은 낮지만 하위 센터군에서는 높다. 

 

허 교수는 “이러한 격차를 반영하지 않고 동일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오히려 시스템 비효율을 심화시킨다”며 “미국, 독일, 영국 등은 기능에 따른 계층화 체계를 운영하고 환자 중증도에 맞는 최적 의료기관 매칭을 시스템으로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홍원표 중앙응급의료센터 외상필수의료관리팀장 또한 유사한 문제를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중증외상 판정 환자의 52.1%가 권역외상센터가 아닌 다른 기관으로 이송된다. 그는 “이는 권역외상센터 하나로만 모든 중증외상을 받아내도록 설계된 제도와 현실 괴리”라고 지적했다. 


홍 팀장에 따르면 미국은 중증도 레벨 1, 2를 합쳐 545개소, 인구 10만명당 0.16개소를 운영하고 그 아래 중간 단계인 레벨3에 해당하는 465개소를 별도로 갖추고 있다. 


그는 “반면 우리나라는 권역외상센터 17개소로 인구 10만명당 0.03개소를 운영해 미국 5분의 1 수준이며, 중간 단계인 지역외상센터는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1, 2단계는 권역외상센터로, 3, 4단계는 지역외상센터로 분산 이송하는 체계가 마련되면 권역외상센터는 최중증환자에 집중하고 ‘비적정 이송’으로 분류되던 환자도 적절한 치료 경로를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주대병원은 사례를 소개했다. 아주대병원은 핫라인을 통해 중증도 1, 2단계는 우선 수용하고 3, 4단계는 타 병원 일차 평가 후 수용이 어려울 때 받아들이며 이원화를 실천하고 있다. 


홍 팀장은 “이는 한 기관의 자체적 판단이기에 지속되거나 다른 권역으로 확산되기 어렵다”면서 “제도로 뒷받침돼야 전국 어디서나 작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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