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 전환(AX)이 추진되고 있지만 병원별 기반은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데이터 해석 표준화 및 환자 맞춤형 건강관리 등은 대부분 취약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국립대병원 디지털헬스 성숙도 진단 기반 공공의료 AX 강점·약점 및 격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립대병원들 사이 디지털 관련 인프라 등 구축 수준이 상당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학회(HIMSS) 디지털헬스 지표를 통해 ▲거버넌스 및 인력 ▲상호운용성 ▲환자 중심 건강관리 ▲예측분석 등 4개 영역, 14개 세부 분야, 124개 항목을 평가했다.
평가 대상은 건보공단 일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 강원대병원, 충남대병원, 전북대병원, 전남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 경북대병원, 부산대병원, 제주대병원 등이다.
조사는 국립대병원과 공공병원 등 10개 기관의 2025년 디지털헬스 성숙도를 분석했는데, 124개 평가 항목 가운데 34%인 42개 항목은 모든 병원이 공통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개별 점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정책 수립과 의사결정 체계, 경영진 책임, 조직 투명성, 데이터 교환을 위한 기본 구조 등이 주요 강점으로 꼽혔다.
영역별 평균 달성률은 거버넌스 및 인력이 88.2%로 가장 높았다. 예측분석은 78.7%, 상호운용성은 77.4%, 환자 중심 건강관리는 69.5%로 조사됐다.
평균 수치만 보면 전반적인 디지털헬스 기반이 상당 부분 갖춰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기관별 편차를 나타내는 표준편차는 영역에 따라 18.2∼28.7%p에 달했다.
특히 상호운용성 영역은 달성률이 가장 높은 기관이 89.1%, 가장 낮은 기관이 56.4%로 조사됐다. 병원 간 의료정보 연계와 활용 수준이 기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의료용어 표준화·개인 데이터 연계 ‘공통 취약’
반면 12개 항목(10%)은 조사 대상 병원이 공통으로 취약한 분야로 분류됐다.
가장 두드러진 약점은 ‘의미론적 상호 운용성’이었다. 이는 서로 다른 병원에서 교환된 의료데이터가 동일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관련 세부 분야 평균 달성률은 40.7%에 머물렀다. 이 중 ICD, SNOMED CT, LOINC, RxNorm 등 국제표준 의료용어 활용과 관련된 7개 공통 취약 항목의 평균 달성률은 26%에 불과했다.
환자 중심 건강관리에서도 취약점이 확인됐다.
건강 목표와 치료 결과 추적, 환자 의료데이터 접근, 개인 건강기기 데이터 연계, 환자 선호도와 위험도에 따른 의사결정 지원 등 개인 맞춤형 해당 5개 취약 항목의 평균 달성률은 20%였다.
일부 세부 항목에서는 최고 및 최저 기관 달성률 차이가 100%p까지 벌어졌다. 예측 분석과 개인화 서비스를 실제 진료에 적용하는 단계에서 선도 병원, 나머지 병원 격차가 특히 컸다.
향후 공공의료 AX 성패는 새로운 AI 기술 도입 자체보다 병원들이 데이터를 같은 방식으로 축적하고 해석할 수 있는 기반을 얼마나 균등하게 마련하느냐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측은 “AI가 실제 작동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데이터의 의미적 표준화 및 개인 수준 데이터 연계, 예측 분석 역량에서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났다”며 “단순한 미달성이 아니라 ‘데이터는 있으나 AI가 읽을 수 없는’ 공공의료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진단 결과는 공공의료 AX 전략 근거 자료로 활용돼야 하며, 국가 차원에서 기관 간 격차를 해소하고 공통 약점을 보완하는 정책 설계 토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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