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안산병원 ‘중증환자 빅데이터 모집’ 주목
국가사업 참여 기관 중 유일하게 ‘50% 초과’…전담인력 중심 역할 분담
2026.08.19 17:11 댓글쓰기



고대안산병원 함성원 연구교수(왼쪽)와 이주한 연구부원장.

“처음부터 교수들에게 개인 연구가 아니라 병원 단위로 참여하는 국가 사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러 진료과가 함께 움직여야 하는 만큼 병원 전체가 참여한다는 인식 제고에 힘을 쏟았습니다.”


고대안산병원 이주한 연구부원장은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사업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중증질환자 모집률을 기록한 배경을 이 같이 설명했다.


연구책임자인 서보경 교수를 중심으로 사업 초기부터 여러 진료과 의료진에게 필요성을 알리고 참여를 끌어낸 게 출발점이었다.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사업은 2024년 시작된 범정부 프로젝트로, 임상정보, 검체, 유전체·오믹스 데이터 등을 모아 정밀의료와 신약 개발 등에 활용할 연구 기반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오는 2028년까지 1단계로 77만2000명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2032년까지 누적 100만명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일반 국민과 희귀질환자, 중증질환자를 모집하며 참여 의료기관은 중증질환자 발굴과 동의, 검체·임상정보 확보 등을 담당한다.


이 가운데 중증질환자 모집에서 고대안산병원이 주목할 성과를 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고대안산병원은 중증질환자 모집목표 1291명 중 707명을 모집해 54.8%의 모집률을 기록했다.


공개된 중증질환자 모집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50%를 넘었다. 고대안산병원 다음으로 높은 기관 모집률은 35%었다.


고대안산병원은 높은 모집률 배경으로 사업 초기부터 의료진 참여를 이끌어낸 점과 더불어 실제 모집 과정에서 진료 부담을 덜어주는 운영체계를 갖춘 점을 꼽았다.


이주한 연구부원장은 “의료진이 진료하면서 환자에게 사업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고 참여 동의를 받는 과정까지 모두 맡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임상 교수들이 최대한 부담을 덜 느끼면서 참여할 수 있도록 이후 절차를 연구진이 맡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환자 모집에서는 진료를 보는 교수가 선정기준에 맞는 환자를 찾아 사업을 간략히 안내하고 참여 의사를 확인한 뒤 전담팀에 연결한다.


이후 연구진이 환자를 병원 1층 전담공간으로 안내해 세부 설명과 동의 절차 등을 진행한다. 


환자 한 명이 참여 절차를 마치는 데는 통상 40분에서 1시간 가량 걸린다. 이 과정을 4명의 전담인력이 맡으면서 의료진은 환자를 선별해 연구팀에 연결하는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병원 차원의 지원도 모집체계를 안정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다. 병원은 정부 지원 외에 자체적으로 인력을 추가 투입하고, 환자 접근성을 고려해 입구와 가까운 1층에 전담 사무공간을 마련했다. 


그는 “연구간호사와 병리사뿐 아니라 교수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실무를 조율할 수 있는 인력이 있어야 한다. 모집에 참여하는 교수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렵게 얻는 데이터, 실질 연구성과로 연계되도록 최선


모집을 시작한 뒤에도 관리가 이어진다. 연구진은 매주 회의를 열어 어느 질환군 모집이 원활한지, 반대로 어디에서 진행이 더딘지를 확인한다.


의료진과 연구팀 사이의 의사소통이나 절차에서 문제가 확인되면 원인을 찾아 조정하고, 참여 교수들에게도 정기적으로 대상 환자와 모집 상황을 안내한다.


사업 실무를 맡은 함성원 연구교수는 “왜 모집이 잘되지 않는지, 잘된다면 어떤 이유 때문인지 계속 파악한다”며 “원활하지 않은 부분이 발견되면 바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여를 망설이던 의료진이 실제 운영방식을 경험한 뒤 적극 모집에 나선 사례도 있었다.


함 교수는 “프로토콜이 정착되면 참여 의료진 부담이 크지 않다”며 “처음에는 참여를 어려워했던 분도 한 번 경험한 뒤에는 오히려 추가모집이 가능한지 먼저 문의한 사례가 있었다”고 전했다.


향후 과제는 모은 데이터를 실제 연구성과로 연결하는 것이다. 국가 차원 데이터 개방이 본격화되면 연구자들은 대규모 정보를 활용해 평소 진료현장에서 갖고 있던 연구 질문을 검증할 수 있다. 


고대안산병원도 사업에 참여한 교수들을 중심으로 데이터 활용을 준비하고 있다.


이 연구부원장은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특정 유전적 배경에 따라 질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궁금한 부분이 있다”며 “데이터가 공개되면 이런 질문을 보다 쉽게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별 병원의 높은 모집 실적보다 국가 전체 참여 확대가 사업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100만명을 모으는 것은 1~2개 병원이 잘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며 “결국 여러 의료기관과 국민들 참여가 함께 이뤄져야 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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