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신약 ‘케이캡·어나프라주·렉라자’ 등 후보 주목
제1회 프리 갈리앵 한국 수상작 윤곽…혁신의약품·바이오기술·의료기기 등
2026.08.22 06:03 댓글쓰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개발한 신약과 의료기술이 ‘제1회 프리 갈리앵 코리아(Prix Galien Korea)’ 수상 후보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프리 갈리앵이 한국에서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서 개발된 혁신 의약품뿐 아니라 바이오기술과 의료기기, 디지털헬스 솔루션, 초기 바이오기업까지 한 무대에서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갈리앵재단 등에 따르면 올해 프리 갈리앵 코리아 후보에는 총 33개 기업 제품과 기술이 선정됐다. 시상 부문은 ▲최우수 의약품 ▲최우수 바이오제품 ▲최우수 의료기술 ▲최우수 디지털헬스 솔루션 ▲최우수 스타트업 등 5개다.


최종 수상자는 오는 9월 1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1회 프리 갈리앵 코리아 포럼 및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최우수 의약품, 케이캡·엑스코프리·렉라자 등 신약 경쟁


가장 관심이 큰 최우수 의약품 부문에는 국내 기업이 자체 개발하거나 원천기술을 확보한 신약 5개가 후보로 선정됐다.


HK이노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과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 비보존제약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오피란제린)’가 후보에 올랐다.


오스코텍이 발굴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과 이를 상용화한 유한양행 ‘렉라자’도 후보 명단에 포함됐다. 동일 성분을 둘러싼 원천 신약개발 성과와 제품 상용화 성과가 함께 조명된 셈이다.


후보군 면면은 최근 국내 신약개발 방향을 보여준다. 케이캡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신약으로 국내 시장에 안착한 뒤 해외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엑스코프리는 국내 기업이 후보물질 발굴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와 현지 판매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한 대표적인 사례다.


렉라자 역시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항암제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으로 미국 등 주요 시장에 진출했다. 어나프라주는 수술 후 통증에 사용되는 비마약성 진통제로, 오피오이드계 약물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선택지로 개발됐다.


단순히 국내 허가를 획득한 제품이 아니라 해외 사업화와 글로벌 임상, 기술수출 등 후속 성과를 낸 신약들이 후보군의 중심을 이뤘다는 점이 특징이다.


알테오젠·큐리언트, 바이오 부문 최우수 후보


최우수 바이오제품 부문에는 알테오젠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제품 ‘테르가제’와 큐리언트의 결핵 치료제 후보물질 ‘텔라세벡’ 등이 이름을 올렸다.


테르가제는 피하 조직의 히알루론산을 일시적으로 분해해서 약물 확산을 돕는 제품이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 제형 의약품을 피하주사로 전환하는 ‘ALT-B4’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잇따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왔다.


텔라세벡은 결핵균의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시토크롬 bc1 복합체를 저해하는 기전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기존 약제와 다른 기전을 바탕으로 약제내성 결핵 등 미충족 의료수요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진단부터 접근성 개선까지…의료기술·디지털헬스 약진


최우수 의료기술 부문에는 다인메디컬그룹 ‘일회용 디지털 연성 요관경 시스템’, 바이오니아 분자진단 시스템 ‘ExiStation FA 96’, 씨젠의 인유두종바이러스 진단제품 ‘Allplex HPV HR Detection’, 씨티셀즈 ‘CTCeptor·TRACE 플랫폼’이 선정됐다.


분자진단 자동화와 암 진단, 일회용 내시경 등 실제 의료현장에서 진단 정확도와 시술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들이 후보군을 형성했다.


디지털헬스 부문에는 7개 기업이 올랐다. 닷의 촉각 디스플레이 ‘닷 패드 X’를 비롯해 에버엑스 근골격계 재활 솔루션 ‘모라 큐어 PFP’, 에이슬립 수면무호흡증 분석 솔루션 ‘앱노트랙’, 웰트 디지털치료제 운영체계 ‘드럭OS’ 등이 포함됐다.


제이앤피메디의 임상시험 데이터 변환 솔루션 ‘메이븐 컨버터’, 타이로스코프의 갑상선 안병증 진단 보조 솔루션 ‘글랜디 CAS’, 티알의 호흡기 진단기기 ‘스파이로킷’도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후보 기술은 진단과 재활, 임상시험, 치료제 관리 등으로 다양하다. 국내 디지털헬스산업이 단순 건강관리 서비스를 넘어 의료기관의 진료와 신약개발 과정에 직접 활용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다.


스타트업 15곳 선정…초기 기술까지 평가 범위 확대


최우수 스타트업 부문에는 총 15개 기업이 후보로 선정됐다.


후보 기업은 넥스세라, 뉴라클사이언스, 뉴캔서큐어바이오, 닥터노아바이오텍, 마티카바이오랩스, 메디트릭스, 미림진, 셀리아즈, 셀인셀즈, 아델, 아첼라, 아크, 엣진, 올릭스, 인제니아테라퓨틱스다.


신약 후보물질을 비롯해 세포·유전자치료제, 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 퇴행성 뇌질환, 항암제 등 국내 바이오산업의 주요 연구개발 분야가 고르게 포함됐다.


특히 완제품이나 허가 의약품뿐 아니라 사업화 초기단계 플랫폼과 후보물질을 보유한 기업까지 별도 부문에서 평가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기술력은 갖췄지만 글로벌 인지도와 사업개발 네트워크가 부족한 초기 기업에는 해외 투자자 및 제약사에 기술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한국판 시상식’ 넘어 글로벌 진출 관문 주목


프리 갈리앵은 1970년 프랑스에서 시작된 생명과학 분야 시상 제도다. 기초과학 성과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노벨상과 달리 실제 환자 치료와 의료환경 개선에 기여한 의약품과 바이오기술, 의료기기 등을 선정한다.


역대 수상 제품에는 MSD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노바티스의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일라이릴리의 비만·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 등 글로벌 의약품이 포함돼 있다.


이번 코리아 시상은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을 위원장으로 의료계와 학계, 산업계 전문가 8명이 심사를 맡는다. 제품의 매출 규모보다는 과학적 혁신성과 환자 치료에 미친 영향 등이 주요 평가 요소로 다뤄진다.


후보 제품과 기술은 프리 갈리앵 공식 프로그램북인 ‘골든북’에 소개되며 시상식 현장에서도 별도 영상으로 공개된다. 최종 수상작에는 각국 수상작이 경쟁하는 ‘프리 갈리앵 인터내셔널’ 출품 자격이 주어진다.


이번 시상식 의미는 국내 기업끼리 우열을 가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내에서 개발된 기술을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과 투자자, 규제 전문가에게 소개하는 접점이 생겼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다만 국내 첫 행사인 만큼 후보 선정이 실제 기술수출이나 해외 투자, 글로벌 시장 진입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수상 자체보다 후보 기술이 글로벌 임상과 허가, 사업화 단계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는지가 실질적인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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