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약품 “임신중지약 급여 신청 계획 없다”
정부, 내년 1분기 도입 목표…약가 결정·환자 부담율 등 미정
2026.09.17 05:33 댓글쓰기

정부가 임신중지약 ‘미프지미소’의 내년 1분기 국내 도입을 추진 중인 가운데, 현대약품이 현 시점에서는 건강보험 급여 신청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품목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어서 허가 이후 급여 및 공급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당장 급여 신청을 고려하지 않는 만큼 도입 초기 비급여로 공급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향후 공급가격과 전체 진료비가 환자 부담을 좌우할 변수로 남았다.

성평등가족부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6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보고했다. 초기 2년간 의료기관에서 의사가 직접 처방·조제하도록 하고, 이후 안전성과 법 개정 등 제반 여건을 검토해 확대 여부를 결정하는 내용이다.

현대약품은 영국 라인파마 인터내셔널과 미프지미소의 국내 판권 및 독점 공급 계약을 맺고 허가를 추진해 왔다. 2021년 첫 품목허가 신청 이후 세 차례 신청을 거쳐 현재 심사를 받고 있다.

국내 도입을 추진하는 미프지미소는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을 함께 포장한 제품이다.

회사, 현 시점에서는 급여 신청 계획 없는 상황…비급여 도입 가능성

이날 브리핑에서 곽순헌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건강보험 급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제약사가 급여 신청을 해야 검토가 이뤄진다”며 비급여 도입 가능성을 전망했다.

현대약품 역시 현 단계에서는 급여 신청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약품은 데일리메디에 “규제당국과 위해성 관리계획에 대한 논의가 남아 있는 현 시점에서 품목허가 승인 이후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라면서도 “다만 현 시점에서는 급여 신청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허가 직후 급여 절차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초기에는 비급여로 공급될 가능성이 있다. 비급여로 도입되면 약값에 건강보험 지원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해당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다만 약제비와 초음파 검사·진료 등 관련 비용의 보험 적용 여부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복지부는 약제와 별개로 사전 초음파 검사 등에 건강보험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환자 부담 수준은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현대약품 공급가와 의료기관 진료비 등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약품 역시 약값 예상 수준에 대해서는 별도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정부는 비급여 도입 시 의료기관 가격 고지와 환자 설명,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고 및 가격 비교 공개 등을 통해 관리할 방침이다.

현대약품 “허가 시점 확정돼야 제품 공급 논의”

출시까지는 허가 심사와 수입 준비도 남아 있다. 현재 신청된 사용 대상은 임신 63일, 즉 9주 이내다.

신준수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은 2024년 12월 신청 이후 심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으며, 위해성 관리계획 등 일부 자료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약품에 따르면 현재 보완이 필요한 자료는 위해성 관리계획이다.

현대약품은 “일부 보완이 필요한 자료는 위해성관리계획으로,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발표된 인공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과 현재까지의 식약처 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식약처와 긴밀히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내년 1분기를 도입 목표로 제시했지만 현대약품은 구체적인 공급 일정을 현 단계에서 제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약품은 “허가 후 공급 일정은 허가 승인 시점이 확정돼야 그 시점을 기준으로 제조원과 논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허가 이후에도 표시사항 준비와 품질검사, 물량 확보 등 수입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식약처가 제시한 내년 1분기는 업체가 필요한 절차를 충실히 이행한다는 전제 아래 설정한 도입 목표다.

초기 판매 기반이 될 의료기관 참여 조건도 논의 과제다. 도입 초기에는 약국이 아닌 의료기관에서 의사가 직접 처방·조제한다.

복지부는 제약사와 유통업계에 의료기관 공급 원칙을 안내하고, 심평원 의약품 유통 보고를 통해 공급 흐름을 점검할 계획이다.

여성·인권단체는 과도한 이용 제한이 도입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등은 성명문을 내고 정부의 보수적인 도입 방침에 우려를 표하며,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접근 가능한 방식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전성과 효과에 관한 근거가 축적된 의약품에 강한 이용 제한부터 적용하는 이유를 물으며 임신 당사자의 선택권 보장을 요구했다.

정부는 안전한 사용체계를 우선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임신 주수와 자궁외임신 여부 등을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을 중심으로 처방 의사 범위를 의료계와 협의하고 있다. 허가사항과 위해성 관리계획이 확정되면 구체적인 진료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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