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생성 이미지.탈모 샴푸를 추천해 달라는 질문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샴푸 대신 미녹시딜과 피나스테리드 등 탈모 치료제를 제안하는 사례가 적잖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맞물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도 기존 피나스테리드 등 경구제를 넘어 장기지속형 주사제, 모낭 재생 신약 등 탈모 치료제 개발 경쟁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17일 에이아이빅스랩이 챗GPT·제미나이·퍼플렉시티·클로드 답변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탈모 샴푸 브랜드 대상 조사에서 탈모 치료제 ‘미녹시딜’이 전체 답변 18.3%를 차지했다.
오픈AI 챗GPT에서는 관련 답변 60% 가량에서 미녹시딜이 언급됐다. 제미나이는 10%, 클로드는 3%였다. 일부에서 피나스테리드 성분 탈모 치료제 프로페시아도 답변에 포함됐다.
미녹시딜과 프로페시아는 모두 의약품으로, 기능성 화장품으로 관리되는 탈모 샴푸와는 허가 체계가 다르다. 두피에 바르는 미녹시딜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피나스테리드 성분 프로페시아는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소비자로서는 화장품인 샴푸와 처방·약국 구매가 필요한 의약품을 동일 선상의 선택지로 오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활용된 질문은 ‘머리가 많이 빠질 때 쓰기 좋은 샴푸를 추천해줘’ 등 탈모 샴푸를 찾는 내용이었지만, AI는 제품 구매를 넘어 탈모 증상 및 치료 상담으로 확장했다.
특히 챗GPT 답변 근거 자료 중 30%가 PubMed·PMC 등 학술 데이터베이스와 학술지, 식약처 자료 등을 참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학술·규제 근거를 활용하면서 의약품으로 답변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본래 질문 의도인 샴푸 브랜드 경쟁력 조사에선 닥터포헤어가 종합 1위를 차지했지만 AI가 화장품 검색 단계부터 의약품을 소비자에게 노출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김준현 에이아이빅스랩 대표는 “탈모 샴푸를 물었는데 치료제 이름이 먼저 나오는 답변이 실제로 있었던 만큼 소비자들은 답변 품목이 샴푸인지 의약품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K-탈모약, 주사·RNA·재생치료 확장
탈모 치료제 접근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에서 기존 치료제 복용 편의성을 개선하려는 개량신약, 그리고 다른 작용기전을 확보하려는 혁신 신약 경쟁이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
종근당은 두타스테리드 기반 장기지속형 주사제 ‘CKD-843’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종근당은 CKD-843 임상에서 남성 안드로겐성 탈모 환자 대상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고 있으며, 경구 투여군과도 비교한다. 임상 완료 예정 시점은 2028년 6월이다.
기존 치료 성분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기전 자체를 개발하는 후보물질과 성격이 다르다. 대신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경구 치료제 불편을 줄이는 장기지속형 제형 경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웅제약과 인벤티지랩도 피나스테리드 기반 1개월 지속형 주사제 ‘IVL3001’을 공동 개발 중이다. IVL3001은 지난 2월 호주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성인 남성 안드로겐성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IVL3001 반복 피하투여군과 프로페시아 경구투여군을 비교해 유효성과 약동·약력학, 안전성을 평가한다.
종근당과 대웅·인벤티지랩이 기존 억제제를 활용한다면 올릭스, JW중외제약은 작용기전을 자체 개발 중이다.
올릭스 ‘OLX104C(OLX72021)’는 안드로겐 수용체(AR)의 발현을 낮추는 RNAi 치료제다. 회사는 지난달 호주 임상 1b상 환자 투약, 추적관찰을 마쳤고, 후속 2a상에서 유효성 확인에 들어간다.
기존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가 호르몬 생성 과정에 관여하는 5알파환원효소를 억제하는 것과 달리, OLX104C는 탈모 부위 AR 발현 자체를 낮추는 국소 치료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JW중외제약 ‘JW0061’은 모낭 줄기세포 GFRA1 수용체에 결합해 모발 성장 경로를 활성화하는 신약 후보물질이다.
올해 식약처 임상 1상 IND 승인으로 서울대병원에서 한국인과 코카시안 건강한 성인 104명을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JW0061은 남성호르몬 억제가 아닌 모낭 성장·재생 활성화 기전으로, 남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국소 외용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임상 1상인 만큼 유효성 입증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 외에도 에피바이오텍은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세포치료제 ‘EPI-001’을 개발하고 있고, 프롬바이오, 바이오니아,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등도 탈모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 탈모 치료제가 효과 지속성과 더불어 남녀 환자에게 얼마나 폭넓게 사용할 수 있는지, 기존 경구 치료제 대비 안전성과 편의성 개선으로 확장되면서 주도권 경쟁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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