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사회 “의약분업 재평가, 환자 선택권 보장”
“환자 54.8% ‘원내조제’ 선호, 선택분업 시범사업 실시·법제화 추진” 촉구
2026.10.02 06:12 댓글쓰기

서울시의사회가 시행 26년이 지난 의약분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재평가를 촉구하며 환자가 의약품 조제 장소를 직접 선택하는 ‘국민 선택분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정치권에서 추진되는 성분명 처방에 대해서도 환자 안전과 알권리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서울시의사회는 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 25개 자치구 의료기관 내원 환자 24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약품 처방·조제 방식에 대한 환자 의견 조사’ 결과와 향후 정책 추진 방향을 제안했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이날 “의약분업 시행 이후 변화한 의료환경을 반영해 제도 전반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2000년 의약분업 시행 이후 벌써 26년이 지났지만 장기간 누적된 국민 부담과 약제비 증가, 의료환경 변화 등을 반영하는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재평가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지금의 현실을 반영한 종합적인 재평가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민 건강과 안전, 편의를 최우선으로 하는 의료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환자가 약 조제를 병·의원에서 받을지 약국에서 받을지 선택권을 부여하는 진정한 국민 선택분업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분명 처방, 결국 영향받는 사람은 환자”


임현선 서울시의사회 성분명 처방 대응 TF 위원장은 이번 조사를 실시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성분명 처방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임 위원장은 동일성분 의약품이라도 제형과 첨가제, 체내 흡수 속도 등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성분명 처방을 실제로 맞이해야 하는 사람들은 의사도 약사도 아닌 환자들”이라며 “그들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환자를 대상으로 의견 조사를 시행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 조사 결과, ‘처방약 수령 장소로 병·의원 내 조제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54.8%로 외부 약국 조제 23.3%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현행 의약분업이 불편하다는 응답도 33.5%로 만족한다는 응답 28.8%를 웃돌았다. 


약물 처방 시 가장 신뢰하는 주체로 의사를 꼽은 응답자는 89.7%였으며, 약사는 4.8%였다. 처방받은 의약품 제품명을 확인할 때 안심된다는 응답도 87.6%로 나타났다. 


성분명 처방 입법 논의안에는 79.2%가 반대했고 찬성은 9.6%에 그쳤다. 의약품 외형 변경을 우려한다는 응답은 80.9%, 사후 부작용을 우려한다는 응답도 92.3%였다.


서울시의사회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처방과 임상적 책임을 일치시키고 상품명 처방을 유지하는 한편, 궁극적으로 환자에게 조제 장소 선택권을 돌려주는 ‘국민 선택분업’으로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정감사 공론화→시범사업 실시→법제화 추진 로드맵 제시


서울시의사회는 우선 오는 7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관련 문제가 다뤄질 수 있도록 논의하고 현재 2400여명 규모인 환자 조사를 보다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대체조제 과정에서 관련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사례에 대한 제보도 수집할 계획이다. 


중기적으로는 고령층과 거동이 불편한 환자, 특정 지역 등을 대상으로 병·의원에서 약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선택분업 시범사업을 제안하고 이를 토대로 법제화 논의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황 회장은 “고령층에서는 병원에서 약을 받고 싶어 한다. 현실적으로 병원에서 다시 약국으로 이동하는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라며 “거동이 불편한 환자나 고령층, 특정 지역에서 시범사업처럼 시행하는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법제화는 어렵겠지만 특정 지역이나 특정 계층에서 시범사업을 먼저 제안하고 향후 설문조사에 관련 문항을 넣어 근거를 확보해 중기적인 계획을 만들어보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의사회는 이 같은 논의가 의사와 약사 간 직역 갈등으로 비치는 데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임 위원장은 “저희는 의사와 약사가 대결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치료받아야 하는 환자와 국민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먼저 돌아보고 같이 소통하고 협력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의약분업이 과연 국민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제도였는지 재평가할 시점은 도래했다”며 “누군가 해야 할 일이고 그것이 우리 의사회가 된다면 앞장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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