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5월 시행되는 의사 형사기소 제한 등을 명시한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에 대한 사회적 이견이 이번 국정감사장에서도 확인됐다.
정부가 하위법령 마련 작업에 착수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법조계와 시민단체는 위헌 소지를 비판했고, 의료계는 고위험 필수의료행위 규정 범위 등을 우려하며 시각이 교차했다.
8일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대상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의료분쟁조정법 관련 질의를 위해 법조계, 시민단체, 의료계 인사를 참고인으로 불렀다.

이 의원은 의사 출신 박호균 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 변호사에게 “개정법이 의료인 형사책임을 완화하는 만큼 의료사고 피해자 권리도 균형 있게 강화했다고 보는가”라고 질의했다.
박 변호사는 “다른 직종에서는 볼 수 없는 형사책임 특례가 도입됐지만 피해자 측 민사 손해배상을 위한 제도 보완은 부족했다. 그러한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환자가 승소해 배상이 확정되고 의료인이 파산한 경우, 국가가 대신 지불해주는 제도가 15년 정도 잘 운영되고 있었는데 갑자기 폐지됐다”면서 “숙의를 요청한 법조계, 시민단체 요청이 반영되지 않았고 균형을 크게 잃은 개정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소희 의원은 특히 사망과 중상해 의료사고까지 공소제기를 제한하는 구조에 대한 문제점, 법률이 해소하지 못한 문제를 하위법령으로 보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
박호균 변호사는 “돌이킬 수 없는 증상의 사망 사건까지 전문가의 업무상 과실이 있음에도 공소 제기조차 할 수 없도록 특례를 도입한 것은 평등 원칙에 반하고, 피해자의 재판 절차 진술권을 침해할 우려가 높아 위헌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범죄와 형벌은 법률에 명확히 규정해야 하지만 처벌 여부를 시행령에 위임토록 돼 있어 헌법상 죄형법정주의 법률보호 원칙에 반할 소지가 매우 높다”며 “의료인을 포함 의료사고심의위원회 또한 복지부 산하 조직이며 민주적인 정당성이 있는 것도, 수사 전문가도 아니다”고 일침했다.
최근 이소희 의원과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분쟁제도개선협의체’ 탈퇴를 선언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송기민 보건의료위원장(한양대 디지털의료융합학과 교수)도 “법 시행 전에 위법적 성격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송 위원장은 “사망에 대해 공소를 제한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며 “처벌과 배상 중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법이다. 치료비가 없는 경우 의사 처벌을 원하면 배상을 받을 수 없는 구조는 위법적이다”고 날을 세웠다.

고위험 필수의료행위 범위·12대 중과실·설명의무 등 의료계 ‘우려’
개정안 취지는 환자뿐 아니라 의료인도 보호하겠다는 것이지만 의료계도 해당 개정안 세부 내용에 반대한 바 있다. 전성훈 대한의사협회 법제이사(변호사)는 의료현장에서 개정안에 대해 우려하는 상항을 설명했다.
전 법제이사는 “의협은 개정안을 의료사고 대응체계 제도적 기반을 만들고 필수의료 분야 사법리스크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데 의미 있는 진전으로 받아들이면서 협의체에서 열심히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고위험 필수의료행위가 너무 협소하게 정해진 것이 아닌지, 12대 중과실이 넓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게 아닌지, 의료사고 시 지는 설명 의무가 또 다른 분쟁 씨앗이 되지는 않을지, 책임보험 가입 의무화가 성급하게 진행되는 것은 아닌지 등의 우려가 많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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