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받고 싶다면 지켜야할 품격도 필요”
김덕진 회장(한국만성기의료협회)
2020.06.26 18:2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환자에 대한 존경이념으로 국내 노인의료의 새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는 한국만성기의료협회 김덕진 회장이 또 하나의 울림 있는 행보를 시작했다.
 
환자이기에 보장 받아야 하는 권리와 더불어 환자이기에 준수해야 하는 의무를 동시에 제시하며 입원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했다.
 
김덕진 회장이 운영 중인 희연병원은 최근 환자들의 입퇴원 절차와 재원생활을 돕기 위한 입원 가이드맵을 제작하고 환자 및 보호자들에게 배포했다.
 
가이드 맵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바로 환자 권리와 의무.
 
희연병원을 찾은 환자는 진료받을 권리 자기결정권 알권리 비밀 보장권 상담조정 신청권 등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을 적시했다.
 
반면 환자들이 지켜야 할 의무로는 의료인에 대한 신뢰 및 존중 의무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 받지 않을 의무 등을 제시했다.
 
병원마다 다르긴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의 환자 권리와 의무는 병원 운영 정책에 포함돼 있는 게 통상적이다. 희연병원은 여기서 더해 퇴원 종용 기준을 명시했다.
 
의무를 저버린 환자를 퇴원시킬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환자가 의료진의 치료방침에 따르지 않거나 의료인 양심과 전문지식에 반하는 치료방법을 요구하는 경우 병원은 퇴원을 종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환자 또는 보호자가 의료진에 모욕, 명예훼손, 폭행, 업무방해, 언어폭력을 행사해 의료진이 정상적인 의료행위를 행할 수 없도록 하는 경우도 퇴원 대상이다.
 
환자와 의료진 간 신뢰가 무너져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거나 다른 환자의 안정가료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경우, 빈번한 외출외박 등 입원환자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에도 퇴원을 종용 받게 된다.
 
병원이 환자에게 퇴원을 요구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한 것은 환자중심’, ‘고객 지상주의가 만연한 병원계에서 파격적인 행보다.
 
이러한 결정은 희연병원 설립자이자 한국만성기의료협회를 이끌고 있는 김덕진 회장의 확고한 신념에 기인한다.
 
의료인은 의학적 근거를 기초로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고, 환자는 이러한 의료진을 믿고 따라줄 때 최적의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소신이다.
 
김덕진 회장 "환자가 의료진 불신하고 임의로 행동하는 등 부작용 방지 차원"
 
뿐만 아니라 입원환자 보호와 치료효과 극대화를 위해서라도 다른 환자들 치료에 중차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 과감하게 퇴원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덕진 회장은 환자는 마땅히 존중받아야 하고, 의료진 역시 최선을 다해 치료에 임해야 한다기본과 원칙이 똑바로 서 있는 의료현장에서 최상의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환자가 의료진을 불신하고 임의로 행동할 경우 입원치료 의미는 상실될 수 밖에 없다이번 퇴원 종용 기준을 마련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퇴원 종용 기준에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의료인 폭행에 대한 염려도 투영돼 있다.
 
대한의사협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의사 10명 중 7명이 환자와 보호자로부터 폭언 혹은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폭언·폭행에 노출된 의사들 84%가 신체적인 피해를 입지 않더라도 심각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의료노동자 3만여 명이 참여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실태조사에서도 간호사의 79%가 폭언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으며, 14.5%가 성폭력 사건을 겪었다고 답했다.
 
또한 부당하거나 막무가내 요구로 업무수행에 어려움이 있다는 노동자는 69.1%, ‘감정노동으로 인해 퇴근 후에도 힘든 감정이 남아있다는 응답은 80.2%에 달했다.
 
김덕진 회장은 의료인 폭행과 폭언은 결국 불신에서 비롯된 문제라며 의사를 신뢰하지 않으면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피력했다.
 
이어 환자는 권리를 누리기 위해 지켜야 할 의무도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물론 최우선 전제는 환자에 대한 의료진의 존중과 최상의 의료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