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단순한 피부괴사를 넘어 생명까지 위협하는 욕창을 집중 연구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기 위한 노력이 전개된다.
장기입원 환자가 많은 요양병원은 ‘욕창과의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작금의 노력들이 향후 국내 욕창치료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만성기의료협회(회장 김덕진)는 초단기 욕창치료법인 ‘OPWT(Open Wet dressing Threapy) 욕창연구회’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욕창은 장시간 누워 있을 때 신체 부위에 지속적으로 압력이 가해져 피부가 괴사하는 상태를 말한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에게 ‘욕창’은 경계대상 ‘0’순위다. 와병기간이 길수록 위험하다.
주 발병 대상군이 밀집한 요양병원은 무릇 ‘욕창’이 지상 과제다. 철저한 관리만으로는 버거운 상대지만, 그렇다고 그 이상의 대응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일단 걸리면 환자나 의료진 모두에게 공포의 대상인 셈이다.
하지만 최근 어마무시한 욕창과의 싸움에서 비닐랩(wrap)을 활용한 ‘OPWT’라는 신개념 치료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OPWT는 일본 오오사키 시민병원 토리야베 순이치 내과과장이 개발한 욕창 치료법으로, 소독없이 상처를 세척하고 습윤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욕창을 치료하는게 특징이다.
이 획기적인 욕창 치료법은 지난 2014년 현해탄을 넘어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 결과는 역시나 대만족이었다.
국내에 OPWT를 처음 도입한 병원은 한국 노인의료의 거장인 한국만성기의료협회 김덕진 회장이었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희연병원에 이 치료법을 들여왔다.
효과는 놀라웠다. 통상 1~2년 걸리던 치료기간이 3~6개월로 대폭 단축됐다. 랩에 구멍을 뚫어 사용하는 만큼 비용이 크게 줄었다. 거즈 사용량 감소는 당연지사였다.
치료기간이 줄어들다보니 자연스레 간호자원의 소비량도 감소했다. 무엇보다 습윤드레싱과 같은 고가 제품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환자의 경제적 부담도 줄었다.
OPWT 효과를 확인한 김덕진 회장은 이 획기적 치료법의 대중화를 결심했다. 언제나 그랬듯 노인에 대한 존엄케어를 공유해야 한다는 소신이 어김없이 발동했다.
신개념 치료법 개발자를 직접 한국에 초청해 국내 요양병원 종사자를 대상으로 공개강좌를 진행했고, 욕창 치료에 고민이 컸던 많은 병원들이 잇따라 이 치료법을 도입했다.
김 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욕창 제로화’를 기치로 그동안 진행했던 치료 사례 공유를 위한 ‘OPWT 욕창연구회’를 발족, 한국만성기의료협회 회원병원을 대상으로 교육에 나섰다.
지난 2020년 1월 처음 시작된 ‘OPWT 욕창연구회’는 코로나19 사태로 잠정 중단됐고, 오는 4월 재개될 예정이다.
교육과정 수료 후에는 수강생을 대상으로 자격시험을 치러 ‘OPWT 전문가 인증서’가 발급된다. 1기 수강생은 자격시험이 면제된다.
김덕진 회장은 “OPWT는 환자는 물론 가족과 의료진 모두의 부담을 덜어주는 인권적 치료법”이라며 “이 치료법이 한국 노인의료의 또 다른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1기 OPWT 욕창연구회에는 한국만성기의료협회 회원병원 소속 병원장, 수간호사, 간호팀장 등 43명이 참여했다. 2기 수강은 오는 4월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