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의 금년 상반기 실적이 대체로 호황을 이룬 가운데 일부 업체는 수익 실현에 실패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업체가 큰 폭으로 매출이 증가해 영업이익도 동반 증가했으나, 연구비용이나 판관비 지출 증가 등으로 인해 적자를 본 기업도 속출했다.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상반기 실적 보고를 공시한 가운데 10여개 업체의 영업실적이 적자를 지속하거나 적자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을 본 업체는 제일약품, 일동제약, 영진약품, 신풍제약, SK바이오팜, 부광약품, 동성제약, 일성신약 등이다.
일동제약의 올해 영업손실은 317억원에 달하며, 지난해 221억원보다 적자가 더 늘었다. 일동제약 영업적자는 연구비가 큰 폭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이 회사의 지난 상반기 연구비 지출은 611억원으로 전년보다 26% 증가했다.
영진약품도 적자가 지속되고 있었다. 지난해 상반기 68억원에서 올해는 적자폭이 23억원으로 줄기는 했으나, 적자 기조가 지속됐다. 자사 제품의 판매 비중이 늘어나 적자가 일부 개선되기는 했으나, 흑자로 돌아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신풍제약도 코로나치료제에 대한 연구비 투자가 계속되면서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겨우 적자는 모면했으나, 올해는 영업적자가 104억원에 달했다. 신풍제약의 연구비 지출은 지난해 상반기 113억원에서 21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늘어난 연구비만큼 적자폭이 늘어난 셈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이 77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적자는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줄어든 영향인데, 지난해 1분기 기술료 유입이 실적에 반영된 영향이 크다. 다만 SK바이오팜이 연구비와 판관비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 적자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부광약품도 지난해 이어 올해도 적자 기조가 이어졌다. 상반기 영업 손실은 25억원에 달했다. 자회사인 콘테라파마에 대한 연구개발 비용과 에이서테라퓨틱 투자가 주요 이유로로 지목되지만, 매출 상승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원인 중 하나였다.
동성제약은 장기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동성제약은 실적 상승이 0%로 떨어진 가운데 영업 적자는 25억원을 기록했다.
메디포스트의 적자 폭도 지난해 21억원에서 올해는 80억원으로 늘었다. 적자 폭이 늘어난 데는 CDMO 업체인 옴니아바이오를 인수하면서 일회성 비용을 지출한 영향이다.
아이큐어의 상반기 영업손실액은 100억원, 삼성제약 63억원, 종근당바이오 42억원, 이수앱지스 41억원, HLB제약 23억원, 조아제약 19억원, 경보제약 14억원, 일성신약 10억원, KPX생명과학 10억원 등이었다. 이들 업체 역시 판매관리비의 증가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영업손실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회사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영업활동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이익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