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원 부광약품 대표 재선임 1년도 채 되지 않아 대표직에서 사임하면서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부광약품 단독 대표이사에 올랐다.
부광약품이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영업손실을 내고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체제 변화가 나타나면서 실적 개선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지난 17일 이우현, 유희원 각자 대표에서 이우현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부광약품은 "유희원 각자대표이사 사임에 따른 변경"이라고 설명했다.
유희원 대표는 1999년 부광약품에 입사해 2015년 김상훈 대표와 공동대표를 역임한 뒤 2018년부터 2022년 1월까지 단독 대표로 회사를 이끌었다.
지난해 2월 OCI가 1461억 원을 투자해 부광약품의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보유주식 약 773만 주를 취득하고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되면서부터는 유 대표와 이우현 OCI 회장 공동 경영체제가 됐다.
이우현 대표는 OCI 오너 3세로 금년 5월 OCI홀딩스 회장으로 승진했다. 부광약품 투자는 이 회장의 의사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OCI는 부광약품 지분 취득 당시 "OCI가 그간 축적해온 글로벌 케미칼 역량과 법인운영 노하우, 자금력을 바탕으로 부광약품의 제약·바이오 분야 전문성과 결합이 돼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OCI 공동경영 참여를 통해 부광약품의 전략적 투자를 활성화하고, 향후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성장을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OCI가 최대주주가 된 이후 부광약품은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부광약품 영업이익은 2018년 351억 원에서 2019년 95억 원, 2020년 40억 원, 2021년 56억 원 등으로 하락했으며, 지난해 -2억 원으로 창사 이래 첫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도 적자는 이어지고 있다. 1분기 47억 원, 2분기 9억 원, 3분기 16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지속된 실적 부진으로 유 대표가 사임하게 됐으며, 체제 재편 후에는 부광약품의 실적 개선 작업이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회장이 부광약품 인수 전부터 국내 제약·바이오 벤처기업에 약 1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바이오 사업에 욕심을 내온 만큼 단독대표 체제 전환 후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부광약품은 최근 불합리한 거래조건 및 거래구조 개선을 진행 중이며, 도매거래처를 800처에서 400처로 줄이는 등 우수거래처 위주로 거래처를 재편하고 있다.
또한 부광약품 R&D(연구개발) 지속 확대로 신약 개발에 매진,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부광약품의 매출액 대비 R&D 비용은 2020년 10.6%에서 2021년 12.3%, 2022년 12.7% 등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올해 3분기까지는 R&D에 21.5% 투자했다.
주력 파이프라인도 순항 중이다. 부광약품과 콘테라파마가 공동개발 중인 파킨슨병 이상운동증 치료제 'JM-010'은 현재 유럽과 미국에서 임상 2상이 각각 진행되고 있으며, 조현병 신약인 루라시돈의 국내 판매를 위한 3상 임상이 완료돼 지난해 허가신청을 진행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내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효율성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며, 흑자 상태에서 신약개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