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국내 기업의 기업가치 저평가로 인해 주주환원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고 자사주 매입이 하나의 성장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제약바이오 업체는 셀트리온, 휴젤 등이 꼽힌다.
최근엔 단순 자사주 매입·소각을 넘어 오너가 직접 지분을 확대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오너 책임경영은 물론 사업 성장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는 대목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JW중외제약, 지아이이노베이션, 신라젠, 압타머사이언스 등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 오너 및 주요 임원들이 지분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JW중외제약은 지난 1월 오너 3세 이경하 회장이 대표이사 재선임과 무상증자에 따라 지분이 늘었다. 회사 주요 임원인 김진숙 마케팅 본부장, 구자억 ETC 본부장 등도 지분이 다소 확대됐다.
이경하 JW중외제약 회장은 2787주를 신규 취득해 기존 13만9373주에서 14만2160주로 늘었다. 지분율은 0.57%다. 김진숙 본부장은 577주, 구자억 본부장은 보유 주식이 586주로 늘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의 경우 장명호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이달 18일 자사주 3만1000주를 장내에서 매수해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취득단가는 1만2921원으로 약 4억원 규모다.
장명호 CSO는 지아이이노베이션 창업주로, 현재 신약개발 임상 총괄 역할을 맡고있다. 자사주 확대로 지분율은 6.79%에서 6.86%까지 늘었다. 이번 매입은 면역항암제 GI-101A(1/2상), GI-102(1/2a상) 등에 대한 자신감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오는 4월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AACR 2024) 및 5월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4)에 참여해 글로벌 제약사들과 미팅도 진행할 계획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해 말 무상증자에 이어 이번 자사주 취득은 주주가치 제고 및 올해 회사 성장을 이끌 모멘텀에 대한 강한 자신감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라젠은 김재경 대표가 이달 7일과 8일 양일간 자사주 2만주를 매입했다. 취득 단가는 각각 4843원, 4947원으로, 이번 자사주 매입은 최근 주주총회 등에서 주주들과 약속한 데 따른 판단이다.
김재경 대표는 지난 2021년 10월 신라젠에 합류했다가 1년 만인 2022년 8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취임 이후 거래재개, 신규 파이프라인 도입, 펙사벡 신장암 임상 2상 마무리 등 회사 체질 개선에 한창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모든 파이프라인이 AACR 등 메이저 학회에서 연구 결과가 공개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자사주 취득은 대표가 회사 비전에 자신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한동일 대표 등 임원이 자사주 매수에 나섰다. 한동일 압타머사이언스 대표는 이달 5일~6일 양일간 1만주, 최고사업책임자(CBO) 이광용 전무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철환 상무도 같은 기간 동안 각각 8000주를 취득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압타머 기반 약물 전달 플랫폼(Aptamer Drug conjugate, ApDC)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자사주 매수는 현재 기업 가치가 현저히 저평가 됐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해 경영진 추가 매수 등 주주가치 제고 및 기업 가치 재평가에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