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아산, 삼성 등 소위 'Big5 병원' 마저 비뇨기과 미달 사태를 면치 못한 가운데 가천대 길병원이 내년도 전공의 1년차 정원을 100% 충원, 그 배경에 관심이 높아진다.
올해 지원자가 단 한명도 없었던 것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과지만 드러내놓고 ‘행복한 미소’만 지을 수도 없는 모습이다. 근원적인 저수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충원율 100% 달성은 '일회성 이벤트'에 불과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최근 마감한 2015년 레지던트 모집 결과 길병원은 비뇨기과 정원 2명을 모두 채웠다. 전체 수련병원 비뇨기과 지원율이 34.1%에 그친 것에 비하면 수도권이지만 어쨌든 지방소재 의료기관으로서 대단한 선방이다.
이와 관련, 길병원 관계자는 "비뇨기과의 확실한 비전을 제시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고령화 추세에 따라 전립선 비대증, 전립선암 발생률도 늘어나 비뇨기과 전망이 어둡지 않다는 확신을 기존 전공의들에게 심어줬고 그 영향이 인턴들에게도 미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예비 전공의 1년차들에게 물어보니 타과 인턴 돌 때 비뇨기과 컨설트 의뢰가 많이 오는 것을 보고 비전이 느껴져서 지원했다는 답(答)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실제 길병원 비뇨기과는 매년 10~15%의 성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3차병원인데도 암같은 고위험 질환뿐만 아니라 전립선, 배뇨 등 다양한 질환을 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비뇨기과 교수도 “길병원 의국 선배들의 트레이닝에 대한 높은 만족도도 한 몫 한 것 같다”며 “펠로우가 돼서도 직접 수술을 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인데 우리는 술기를 익힐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 차원의 노력으로 내년 전공의 수급은 한 숨 돌리게 됐지만 이 같은 추세가 계속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내년도 전체 의국 인원은 전공의 1년차 2명과 3년차 2명으로 정원의 반 밖에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환자가 많아진 만큼 업무 로딩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 다른 병원의 경우 업무 강도가 높아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최대한 배려하고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아무리 병원 차원에서 노력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결국 전공의의 안정적 수급과 수련 질 향상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일한만큼 합리적인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낮은 수가를 현실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