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당음료·간헐적 단식, 당뇨병 환자에는 어떨까?
전문가들 '당분·나트륨 함유량 높아, 혈당 조절 악영향'
2019.11.28 12:17 댓글쓰기

‘웰빙’이 사람들의 생활 속에 자리 잡으며 건강을 화두로 한 각종 유행 아이템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진다. 그런데 최근 건강트렌드에 편승한 아이템 중 당뇨환자에게는 치명적인 것들이 적잖다. 건강에 좋다고 알려졌지만 당뇨환자는 주의해야 할 요즘 건강 유행을 짚어봤다.


‘건강한 단맛’ 흑당 음료→당분 함유량 높고 혈당 급상승


‘흑당 버블티’, ‘흑당 커피’, ‘흑당 빙수’. 요즘 카페나 디저트전문점에서 흑당이 들어간 메뉴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최근 某 예능프로에서 '흑당 음료'를 마시는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흑당 음료제품이 상위권에 오른 적이 있다. 흑당 음료는 기존 백설탕의 단맛과는 다른 ‘가공을 거치지 않은 건강한 단맛’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그러나 알려진 것과는 달리 흑당음료는 다른 음료에 비해 당분 함유량이 낮지 않다.


흑당 음료 한 잔의 당분 함유량은 대부분 40g대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가공식품에서 하루 섭취하는 당류 권고량인 50g에 육박한다.


대동병원 내분비내과 이민진 과장은 "가공식품으로 인한 당(糖) 섭취가 10%를 넘을 경우 그렇지 않는 사람에 비해 당뇨병 위험률이 40% 이상 높아지고 비만, 고혈압 등 질병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특히 첨가당인 흑당은 소화 흡수가 빨라 혈당 급상승의 원인으로 작용, 당뇨환자에게는 치명적이다.


이 과장은 "흑당 음료 섭취시 주의해야 할 질병은 당뇨병"이라며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병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당장 수치가 정상이라고 해도 3∼6개월마다 혈당을 검사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흑당 음료와 같은 당분이 많은 음료 섭취를 줄이고 음주, 흡연, 불규칙한 생활 등을 개선해야 한다"며 "평소 스트레스를 관리해주는 것도 당뇨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건강한 다이어트’ 간헐적 단식→저혈당 위험 높여


‘간헐적 단식’ 또한 요즘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일부 연예인들이 간헐적 단식으로 “건강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는 얘기가 TV에 자주 소개되며 이를 따라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겨났다.

간헐적 단식은 원래 특정 일에 음식을 거의 먹지 않거나 아주 조금 먹다가 정상 식사로 돌아가는 방식이다.

하루 중 일정 시간(예를 들어 정오부터 저녁 8시까지)에만 자유롭게 식사하고 그외 시간에는 철저히 굶는 ‘시간제한 다이어트’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당뇨병학회는 이러한 무분별한 ‘간헐적 단식’ 따라하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학회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가 무턱대고 간헐적 단식을 하면 저혈당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약을 먹거나 인슐린을 직접 투여하고 있는 경우 장시간 금식으로 저혈당에 빠질 수 있다.


1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장시간 공복으로 저혈당에 빠져 인슐린 사용을 건너뛰게 되면 ‘케톤산증’이라는 심각한 급성 합병증이 초래될 수 있다.


또 ‘허용된 시간만큼은 식단 제한 없이 먹고 싶은 것을 모두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해 과식·폭식을 하거나, 당지수가 높은 음식들을 과다하게 먹게 돼 오히려 혈당 조절 및 체중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당뇨병학회 관계자는 “간헐적 단식은 당뇨 환자에게 권장하기 어렵다. 단식 과정에서 저혈당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 저혈당 예방을 위해 약 복용법을 바꿔야 하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당뇨환자는 하루 세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면서 늦은 저녁 시간대 음식 섭취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접근해야 건강한 다이어트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운 여름 필수 ‘보양식’→당뇨환자 온열질환 유발


삼복 더위를 맞은 삼계탕 집에는 젊은 학생들과 직장인이 한가득이다. 삼계탕, 추어탕, 갈비탕 등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는 고칼로리·고단백·고지방 보양식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더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는 이와 같은 보양식 섭취에도 주의해야 한다. 보양식의 높은 염도와 열량은 당뇨환자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보양식 섭취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삼계탕, 갈비탕 등 보양식은 일반적으로 뜨거운 국물로 만들어져 있다. 그런데 이렇게 뜨거운 보양식 국물은 맛을 인지하기 어렵다.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미각이 둔화된 경우 간을 더 강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은 소금의 과다 섭취는 나트륨 배설을 위해 체내 수분을 끌어당겨 부종을 유발한다. 신장의 기능을 통해 몸 밖으로 완전히 배설될 때까지 적어도 3일 동안은 부종이 계속된다.


게다가 흡수된 체내 나트륨이 혈액을 따라 온몸의 기관을 돌기 때문에 이미 부어 있는 관절도 더 붓게 하며, 관절뿐만 아니라 몸 곳곳의 다른 기관에도 부종을 일으키게 된다. 고혈압 환자에게는 치명적이다.


또 뜨거운 국물로 만들어져 먹는 사람이 땀을 많이 흘리게 하는 보양식은 당뇨환자가 특히 취약한 온열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만성질환인 당뇨병을 앓는 환자는 특히 온열질환에 대한 대응능력이 떨어진다고 알려졌다. 또 대응능력에 더해 만성질환으로 복용하는 약 때문에 온열질환 대처능력이 더 떨어지는 측면도 있다.


당뇨환자들이 복용하는 약 가운데는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항히스타민제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덕철 교수는 “당뇨나 혈압 관련 약을 복약하는 환자들은 대응능력이 일반인에 비해 더욱 떨어지기 때문에 특히 온열질환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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