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대정부 협상을 중단한 대한의사협회의 투쟁 방향을 결정할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이하 의쟁투)가 출범한 가운데, 그 세부적인 구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협은 지난 27일 상임이사회를 개최하고 의쟁투 구성의 안을 의결했다. 의쟁투는 각 직역에서 추천된 위원 19명이 참여하며, 직역별 중복 추천된 위원을 합치면 총 26명의 규모다.
의쟁투가 구성된 만큼 향후 의협의 대정부 투쟁 방향은 의쟁투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문제는 의쟁투의 세부적인 구성이다. 당초 의협은 전 직역을 아우르는 투쟁기구 구성이라는 기치로 의쟁투 2기 출범을 계획했다.
이에 시도의사회장단, 의협 대의원회, 대한의학회, 대한개원의협의회, 대한전공의협의회, 중소병원 살리기 TF, 한국여자의사회, 대한병원협회, 대한병원의사협의회에 위원 추천을 요청했다.
그러나 27일 발표된 의쟁투 구성 현황에서 병협과 병의협 위원은 제외됐다.
’의료를 멈춰 의료를 살리겠다‘며 24시간 집단휴진까지 언급한 상황에서 집단휴진의 주요 당사자인 병원과 봉직의들이 의협 주도의 투쟁기구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병협의 의쟁투 참여가 어렵게 됐다”며 “그럼에도 의료계가 직면한 문제들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병원들도 공감하는 부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병협 관계자 역시 “의쟁투에 병협 대표가 위원으로 참여할 계획이 없다”며 “의협과 병협의 입장이 갈리는 사안도 있어 한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병의협에 대해서는 향후 의쟁투 위원 조정 시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대변인은 “병의협에도 의쟁투 참여 요청을 했지만 ‘내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보류된 상태”라며 “3만명에 달하는 봉직의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도록 할 것이며, 병의협에서도 참여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의쟁투 참여 위원 대부분이 현재 의협 집행부 소속이라는 점도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실제로 시도의사회장단 추천인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 강대식 부산시의사회장, 이필수 전라남도의사회장은 의협 부회장이며, 의학회 추천 이우용 정책이사도 의협에서 학술이사를 맡고 있다.
이 경우 의쟁투 위원장 최대집 회장을 비롯해 박홍준·강대식·이필수·정성균·장인성·박종혁·김태호·이우용·이승우 위원 등 10명이 집행부 출신으로 총 19명의 절반이 넘게 된다.
의협은 의쟁투 구성이 최종 완료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향후 추가적으로 다양한 직역이 들어올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것이다.
박종혁 대변인은 “의쟁투는 투쟁을 위한 핵심 조직으로 향후 외연은 확대될 수 있다”며 “회의에는 19명이 참여하지만 20명이 넘는 이들이 지원했다. 내부 논의를 통해 인원을 추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