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돈 이야기 해야 하는 감염교수들
20일 이대목동 신생아 사망 사건 증인신문, '저수가로 초래된 시스템 문제'
2018.11.21 05:4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돈 이야기를 해서 죄송하지만 병원은 결국 돈이다. 우리나라는 수가가 낮고 감염관리 수가는 그 중에서도 특히 더 낮다."


20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증인 신문에서 소아감염 전문가들은 국내 병원에서 감염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검사 측 감정인으로 출석한 대한소아감염학회 소속 A교수는 "감염은 알면 알수록 더 부각된다. 관리를 하면 줄긴 줄지만 한계가 있고 감염관리가 될수록 감염에 의한 사고는 수면 위로 더 많이 드러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터무니 없이 낮은 수가가 감염관리의 한계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A교수는 "병원이라는 환경 자체가 수가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며 "병원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는 공공재적 성격을 갖는데 대다수는 민간이 운영하고 있어 보험수가에 따라 병원이 망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메르스 이후 1인실이 많이 만들어져서 감염관리 측면에서는 좋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의료소비자인 환자는 비용을 고려해 다인실을 원하고 있다"면서 "병원의 감염관리는 수가와 국가 정책에 좌우되는 부분이 많아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변호인 측 감정인으로 출석한 소아감염 전문가 B교수도 낮은 수가로 인한 감염관리의 어려움을 언급했다.


B교수는 "돈 이야기를 꺼내서 죄송하지만 우리나라는 수가가 너무 낮다. 감염관리 수가는 특히 더 낮다. 감염관리는 수가로 인한 병원 시스템의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감염관리 정책을 바탕으로 보험수가가 책정되는데 수가가 낮다보니 병원은 감염관리에 투자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로 인해 감염관리에 소홀해지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감염관리에 대한 문제 지적 외에 이날 공판에서는 신생아들의 사망원인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증인들은 신생아들의 사망 원인이 주사제 분주가 아닌 병원 환경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A교수는 "신생아 사인(死因)은 스모프리피드의 분주 당시 오염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균(菌)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생긴 것인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부터 해당 균에 환경이 오염될 수도 있다. 또한 수액줄, 수액세트 등의 제조 및 유통 과정에서 오염이나 신생아 중환자실 환경과 검체 채취 시 오염될 수 있다. 핸들링하는 단계가 많을수록 오염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B교수도 분주 과정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는 "분주 과정 이전에 주사제를 상온에 5~6시간 보관했던 부분을 의심했었다. 하지만 그 동안 이대목동병원에서 이런 사고들이 발생한 적이 없었다. 여태껏 단 한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간호사들이 분주 과정에서 철저히 잘 관리했기 때문"이라며 "정확한 원인은 밝혀내기 어렵지만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에서 스모프리피드 자체 감염보다는 외부 오염에 의해 같이 오염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과 관련 내년 1월 9일, 15일, 16일 사흘에 걸쳐 총 13명의 증인에 대한 신문이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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