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전국의사대회를 사흘 앞두고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과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이 12일 일산 애블호텔에서 만났다. 이번 간담회는 문 장관의 요청으로 마련됐다.
노환규 회장은 이날 면담 이후 의협에서 브리핑을 갖고 "앞으로의 대정부 투쟁 계획은 조금도 차질이 없다. 다만 이번 만남이 대화의 노력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의료계의 현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합리적으로 수용하는 문 장관의 자세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한다"며 회동의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예상대로 노 회장과 문 장관의 간극차는 컸던 것으로 보인다.
노환규 회장은 "전문가와 국민 참여가 없는 일방통행식 의사결정은 더 큰 부작용과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지난 10일 원격의료에 대한 당정협의 내용은 불통과 관치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문제를 키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의료계는 제도 시행에 앞서 반드시 시범사업을 실시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는 법 개정안 시행 후 보완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회장은 “문형표 장관이 다른 경제 부처를 설득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야기 해달라”며 “나아가 원격의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서 ‘의료’를 삭제 추진하고 원격의료와 영리병원 허용 등 의료분야의 규제개혁과 관련해 의협이 참여하는 공식 논의 구조를 신설해달라고 피력했다.
노 회장은 간담회 이후에도 문 장관에게 서신을 전달하고 이 같은 뜻을 거듭 언급했다는 후문이다.
노 회장은 “진료에 매진해야할 의사들이 흰 가운을 입은 채 진료실을 벗어나 투쟁을 한다는 것은 더욱이 권력기관인 정부를 상대로 투쟁을 한다는 것은 매우 힘겨운 일”이라면서 “그럼에도 투쟁을 결심한 것은 정부가 전문가인 의사단체를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노 회장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원격의료와 영리병원을 막아내는 것은 물론이고 36년 동안이나 지속된 잘못된 건강보험제도를 바꾸기 위해서”라면서 “현행 제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새 건강보험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