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병에 주사 놓게 한 군의관 면허정지 '적법'
군사법원, 벌금 700만원 선고…행정법원 '한 모씨, 복지부 소송 패소' 판결
2015.12.13 15:47 댓글쓰기

군의관으로 복무할 당시 귀찮다는 이유로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지 않고 의무병들에게 주사를 놓게 한 의사에 대해 3개월여간의 자격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차행전)는 의사 한모씨가 "의사면허 자격을 정지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소송을 기각,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한씨는 지난해 3월부터 4월사이 국방의료관리체계 사용이 어렵고 귀찮다는 이유로 환자들을 진료한 뒤에도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지 않았다.

 

그는 의무병들에게 약의 종류나 성분을 기재한 리스트를 외우게 하고 환자에게 주사 놓는 방법을 가르친 뒤 2013년 5월부터 이들에게 총 61회에 걸쳐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게 했다.

 

이같은 사실이 적발된 후 한 씨는 지난해 12월 보통군사법원에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부터 한씨의 의사면허 자격을 3개월 7일간 정지하는 처분을 내렸다.

 

한씨는 해당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한씨는 "군대 내에서는 60년 이상 의무병에 의한 의료행위가 이뤄져왔다"며 "의무병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하면 자격정지와 같은 처분을 받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3개월여의 자격 정지는 지나치게 가혹하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한씨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군의관이 의무병에게 의료행위를 하도록 지시할 수 있다거나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제재를 가하지 않겠다는 복지부의 공적인 견해 표명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면서 "한씨가 자격정지와 같은 처분이 내려지지 않으리라는 정당한 신뢰를 갖게 됐다고도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의료인은 높은 수준의 준법의식이 요구되는 점, 의료인이 아닌 자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할 경우 환자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한씨에게 내려진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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