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은 외면하고 젊은 의사들은 떠나고
2011.12.01 21:48 댓글쓰기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다. 환자들의 수도권 역외 유출로 진통을 겪고 있는 대다수 지방대병원이 올해도 전공의 확보에 실패하면서 그야말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1일 데일리메디가 '2012년 전공의 모집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 소재 수련병원 대부분이 정원을 확보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지방대병원의 경우 '기피과'는 물론 전체 정원도 무더기 미달 사태를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영·호남권 뿐만 아니라 대량으로 미달 사태가 벌어지는 등 수도권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여 우려의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미달이 발생한 지방 소재 수련병원을 살펴보면 강원대병원 0.68:1(정원 22명, 지원 15명) 건양대병원 0.72:1(정원 32명, 지원 23명), 경상대병원 0.79:1(정원 39명, 지원 31명), 계명대동산병원 0.80:1(정원 54명, 지원 43명), 고신대병원 0.80:1(정원 41명, 지원 33명)로 집계됐다.

이어 동국대경주병원 0.94:1 (정원 16명, 지원 15명), 동아대병원 0.84:1(정원 51명, 지원 43명), 부산대병원 0.94:1(정원 62명, 지원 58명), 영남대의료원 0.75:1(정원 56, 지원 42), 원광대병원 0.85:1(정원 41명, 지원 35명), 인제대부산백병원 0.85:1(정원 53, 지원 45), 전북대병원 0.80:1(정원 59명, 지원 47명), 제주대병원 0.64:1(정원 22명, 지원 14명), 충북대병원 0.91:1(정원 35명, 지원 32명)등으로 전국적인 분포를 보였다.

흉부외과, 외과 등 전공의 지원 기피과에서의 '초토화 현상'은 해가 갈수록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A 교수는 "빅4병원을 제외한 지방병원 흉부외과는 전멸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면서 "전국 흉부외과 레지던트들은 당연히 월급이 더 많고, 더 많은 지원책으로 '손짓'하는 병원으로 쏠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 진료과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동시에 기피과의 고전이 단지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물림되는 현상으로 고착화되고 있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다.

더욱이 지방병원, 중소병원의 경우 병원 자체 내에서 적자 행진을 멈출 수 없는데다 이런 상황을 다 무시하고 흉부외과에만 얹어줄 수 없다. 같은 병원 내 타 진료과와 경계선을 긋는 일도 쉽지 않다.

동아대병원 흉부외과 B 교수는 "일련의 지원책이 당근이 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서울 일부 병원이야 수가 인상으로 정원을 채우거나 그 이상을 확보하면서 혜택이 돌아갔는지는 모르겠으나 지방 병원에서는 허탈감을 감출 수 없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국립대병원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전북대병원 흉부외과 C 교수는 최근 복지부의 전공의 정원 회수 정책과 관련 "정부측에서는 전공의를 확보하지 못한 병원에 한정한 징계성 조치라고는 하는데 여전히 지방 국립대병원은 미동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 가운데 수도권에서 중·하위권을 형성하는 병원들도 미달을 기록해 자존심을 세우는데 실패했다.

수도권 주요 수련병원 중 미달이 발생한 곳으로는 을지대병원 0.77:1(정원: 35명, 지원: 27명), 가천의대길병원 0.97:1(정원: 61, 지원 59명), 관동의대명지병원 0.81:1(정원: 32명, 지원: 26명), 단국대병원 0.89:1(정원: 45명, 지원 40명), 순천향대병원 0.98:1(정원: 45명, 지원 44명)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