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환자 안내에 이어 회진 로봇이 등장했다. 수술용 로봇이 아닌 환자 접점에서 활용 가능한 로봇이라는 새로운 시도에도 불구, 활용도는 아직 시범서비스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평가다.
14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회진로봇을 도입, 입원 환자의 회진 업무에 활용 중이다. 이 로봇은 이제호 교수(산부인과)가 서비스로봇 전문업체 유진로봇에 의뢰, 공동 개발됐다.
회진로봇 투입으로 삼성서울병원은 의사와 환자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의사들의 외부 일정 부담도 덜어주고 있다. 실제 담당 주치의가 출장이나 휴일 등의 사정으로 병원을 비울 때 영상을 통해 환자와 의사를 연결해 준다.
환자가 침대 옆의 버튼을 누르면 해당 주치의에게 연락이 가고, 해당 주치의는 자신의 노트북에 깔린 원격 관련 소프트웨어에 환자의 병실 호수를 입력하면 회진로봇이 자동으로 환자에게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해당 의사와 환자는 로봇에 장착된 모니터로 영상 통화를 통해 회진을 대신한다. 환자와 의사간 ‘움직이는 영상전화기’ 역할을 담당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제호 교수가 지난 2월 정년퇴직하면서, 활용 사례는 크게 줄었다. 특히 IT기반 다양한 장치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시범 서비스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등 아직 볼거리에 불과한 모습이다.
병원 관계자는 "국내서 회진 로봇이 현장에 사용되기는 처음이지만 아직 의사들의 인식과 관심이 저조한 상황이라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07년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안내 도우미 역할을 할 환자 안내용 로봇인 스누봇(SNUBHOT)을 로비에 배치, 의료계 및 IT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스누봇은 사람을 대신해 병원 1층 로비를 돌아다니면서 1m 이내 사람이 나타날 경우 이를 인식한다. 환자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고 손목에 사람인식 점등이 켜지면서 음성 및 모니터를 통해 환자 안내 업무를 일부 담당해 왔다.
병원의 각종 시설 및 위치 안내, 인근 약국 위치, 버스 노선 등의 교통안내, 각종 병원서류 발급절차 등을 비롯해 뉴스 및 날씨 등 생활 정보도 함께 제공해 왔지만 현재 활용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