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은 6일 로봇을 이용해 5살 어린이 가슴 속에 있는 탁구공 크기의 종양을 흉터와 통증 없이 제거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22일 흉부외과 김용희 교수팀은 최지유 군의 왼쪽 폐첨부(肺尖-폐의 꼭대기)에 위치한 4cm 크기의 종양을 가슴을 열지 않는 최소 침습 수술인 로봇수술을 총 3시간에 걸쳐 진행했다.
최 군은 지난 4월 초 감기증상으로 1주일간 약을 먹었지만 계속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급기야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는 등 컨디션이 악화됐다.
이후 X-ray 검사에서 최 군의 왼쪽 가슴 안쪽에 큰 덩어리가 발견되었고, 정밀 검사 결과 4cm 정도 탁구공 크기의 거대 종양이 확인되었다.
17kg 밖에 되지 않는 아들의 가슴을 열어야 한다는 최 군 부모의 우려 속에서 김 교수팀은 가슴뼈를 절개하지 않아도 최소 침습 수술인 로봇을 이용한 수술방법을 택했다.
로봇수술로 종양을 제거할 경우 가슴을 절개할 필요가 없어 수술에 대한 부담이 적지만 소아에서는 몸집이 작아 로봇팔을 움직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최 군과 같이 폐첨부에 위치한 신경종은 종양에 인접해 있는 주요 신경이나 혈관이 많아 고도의 로봇수술 기법이 요구된다.
폐첨부는 매우 좁은 공간으로 팔 등으로 이어지는 신경다발과 뇌나 팔의 혈류 공급과 관련된 주요 혈관이 밀집돼 있어 접근이 어렵고, 신경 손상이나 혈관 손상의 위험이 높아 개흉술이나 흉강경 모두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몸집이 작은 소아의 가슴 속 4cm 크기의 거대 종양을 로봇을 이용해 수술하는 것은 수술 시야의 확보가 어려워 굉장히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김 교수팀은 수술에 성공했다. 수술 후 최 군은 출혈이나 팔, 얼굴 등의 신경 손상 없이 성공적인 수술 결과를 보였다. 회복속도 역시 빨라 수술 이틀 후에 퇴원했다.
김용희 교수는 “로봇수술은 고난도 최소 침습 수술법으로 신경 및 혈관의 손상을 줄일 수 있으며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수술 경과가 좋다. 특히 소아는 흉곽을 절개하는 수술에 비해 평생 가슴에 상처로 남을 큰 수술 흉터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특히 이번 수술은 흉부외과 분야 국내 최연소 수술 성공으로 소아에서의 로봇수술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준 중요한 결과”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