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로봇수술 급여화 입장을 재천명했다. 100%가 아닌 선별급여 형태로 추진한다는 계획도 분명히 했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이창준 과장은 11일 열린 제20차 병원행정 종합학술대회에서 로봇수술 급여화에 대한 정부 계획을 전했다.
이창준 과장은 우선 보장성 강화를 위해 건강보험 재정이 꾸준하게 투입되지만 비급여 증가 등으로 보장률은 정체돼 국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며 현 상황을 진단했다.
실제 건강보험 보장률은 최근 수 년 동안 60% 안팎에 머물러 있다. 때문에 제도와 임상현장의 간극이 점차 커질 수 밖에 없다는게 복지부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필요하다면 로봇수술에 대해서도 급여화를 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로봇수술이 고가인 점을 감안, 4대 중증질환에 우선 적용한다는 복안이다.
현재 4대 중증질환의 보장률은 89.8%, 비급여는 10.2%로 운영, 건강보험 평균 보장률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100% 보장을 추진중이다.
복지부는 10.2%의 비급여 중 필수급여 5.9%, 선별급여 3.6%를 확보, 최대 4대 중증질환의 보장률을 99.3%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중 로봇수술은 선별급여에 해당, 건강보험 재정에서 일정액을 지원해 주고 나머지는 환자가 부담하는 형태로 급여화를 시킬 예정이다.
이창준 과장은 “우선 4대 중증질환에 대해 로봇수술 급여화를 추진한 후 재정 상황을 고려해 다른 질환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지난 6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선별급여 예시 항목에 로봇수술을 포함시킨 바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 적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한정된 건보 재정 상황에서 로봇수술까지 급여하는 것이 적절하느냐에 대한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의료기술을 급여화 한다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반면 국내 로봇수술 전문가들은 정부의 급여화 추진에 공감을 나타냈다.
한국외과로봇수술연구회 김선한 회장은 “의료 분야에 보수적인 일본도 로봇수술 급여화를 도입하고 있다”며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국내 로봇수술이 일부 근거 없는 안전성 논란과 고비용 문제로 주춤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