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수정안, 달래지지 않는 의료계 공분
정부안 공개에 즉각 반발…'급조한 임시방편, 대정부 투쟁 예정대로'
2013.12.10 20:00 댓글쓰기

정부가 의료계의 압박에 뒷걸음질한 것인가, 아니면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 것인가.

 

정부가 지난달 29일 입법예고 했던 원격의료 도입 관련 의료법 개정안을 손질해 내놓았다. 원격의료만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의 출현을 막겠다는 조치가 큰 골격을 이룬다.

 

만약 대면진료 없이 원격의료만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기관을 운영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원격의료 환자라도 주기적으로 의사를 직접만나 대면진료를 받도록 했다.

 

수정안에는 원격의료가 가능한 질환 역시 감기 등 의원급에서 자주 진료하는 경증 질환으로 제한하고 사전에 대면진료 한 노인과 장애인만 원격 진단과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의료계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정부의 ‘손질’이 꼼수라며 즉각 반발에 나섰다. 더욱이 대정부 투쟁에 있어 궤도 수정이 없을 것이라는 뜻도 강력히 시사했다.

 

대정부 투쟁 의식?

 

현재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노환규)는 전국 순회 도보투쟁을 진행하며 오는 15일 전국의사대회를 앞두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앞서 의협은 한의협, 치협, 약사회에 보건의료노조까지 공조해 원격의료 허용 반대를 강력히 주장하며 공동 기자회견을 이례적으로 열기도 했다. 정부로서는 의료계 뿐만 아니라 타 직역에서조차 난색을 표하고 있는만큼 원안 그대로의 추진에 다소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도 보인다.

 

더욱이 의협이 대정부 투쟁을 거듭 천명하며 전국의 의사들을 결집시키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데다 수정안이 공개되자 마자 즉각 반발에 나선만큼 앞으로 정부가 어떠한 행보를 이어갈 지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게 됐다.

 

의협 비대위는 이날 “국민적 비판에 직면한 정부가 꼼수를 시도한다”며 “수정안은 말 그대로 실효성이 없으며 백지상태에서 전면 재검토해야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당정 협의에서 논의된 수정안은 6개 보건의료단체의 강한 반발을 의식해 급조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이런 식의 땜질식 수정안으로는 어떤 합리적 대안도 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醫 “의료법 개정안 전면 철회, 입장 변화없다” 천명

 

그러면서 의료계는 10월 29일 입법예고한 의료법 개정안의 전면 철회 입장에 전혀 변함이 없다고 재차 못 박았다.

 

비대위는 수정(안)을 즉각 폐기하고 전문가 단체와의 논의를 통해 국민 건강을 위한 최선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정부가 이처럼 무리하게 법안을 강행하는 실수를 범하게 된 근본 이유는 의료의 비전문가들이 모여서 대책을 마련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비대위는 “도대체 원격의료가 여당과 정부만의 당정협의를 통해 결정할 사안인지, 아니면 의료전문가와 논의해 결정할 사안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의협 비대위 강청희 간사는 “향후 무엇이 국민건강과 의료 발전을 위해 좋은 제도인지 원점에서 논의할 수 있는 공식적인 논의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 연말 혹은 내년 초까지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한다고 하는데 정부가 서두르면 서두를수록 의사들의 대정부 투쟁의 강도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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