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오는 10일 하루 휴진 후 24일부터 29일까지 2차 휴진 등을 포함, 총파업 로드맵을 발표했으나 일부 시군구의사회가 회원들에게 총파업 참여 유무를 따로 묻기로 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시의사회 산하 25개 구의사협회장협의회는 4일 저녁 긴급모임을 갖고 파업 참여와 관련한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의견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들 중 일부는 투표 결과 해석 측면에서 왜곡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파업 찬성에 표를 던졌지만 실제 파업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 보고 있다.
서울 A구의사회 관계자는 “3일 상임이사회를 열어 회원들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면서 “대학병원 교수들이나 전공의들의 경우, 사실상 휴진에 들어가기 힘든 상황임에도 파업 찬성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실제 개원의들이 떠안아야할 부담감은 상당하다”면서 “대학병원 교수들이 주축이 돼 있는 병원협회에서 공식적으로 파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애초에 대학병원 교수에게도 투표권을 준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10일 하루 전일파업 후 간격을 두고 24일 다시 2차 파업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도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 B구의사회 관계자도 “만약 10일 하루 전일파업에 들어간다고 하자. 그 이후 대책을 수차례 질의했음에도 뚜렷한 대책이 없었다”며 “복지부가 당일 업무 개시 명령을 내리면 그 이후의 파업은 무슨 소용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서울 C구의사회 관계자는 “파업 참여율이 저조할 경우, 동력과 명분 모두 잃을 가능성이 높다”며 “대책없이 파업 결정을 내리고 무조건 받아들이라 하면 현장에 있는 지역 대표자들은 너무나 힘들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물론 이 같은 흐름이 오히려 회원들의 결정에 혼란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D구의사회 관계자는 “4일 구의사협의회장협의회 회의에 참여할 지 고민”이라면서 “파업 찬성으로 결론이 났다면 비록 방법론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전체적인 방향은 따라가야 하는 것으로 본다”고 뜻을 피력했다.
그런 가운데 의협은 24일 2차 휴진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바로 10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상혁 기획이사는 3일 투쟁위원회 회의 종료 후 “적지 않은 회원들이 10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회원들 의견이라고 생각해 투쟁위원회에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환규 회장도 자신의 SNS에서 “5만 명의 회원들이 참여해 투쟁을 결정했다면 투쟁위원회는 최선의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회원들이 원하는 투쟁 계획인지를 먼저 물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조급한 마음에 총파업 계획을 너무 서둘러 마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무엇이 회원들이 원하는 투쟁 계획인지 설문을 시작하겠다. 문자를 받으면 즉각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