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삼성 등 빅5 대학병원들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과 3대 비급여 개선안 등에 따라 경영 압박으로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연세의료원이 올해 예산을 전년대비 7% 줄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연세의료원이 병원계 전반으로 경영지표 개선을 위해 인력, 임금, 경비 등에 이르기까지 다각도의 노력을 강구하고 있는 상태에서 나온 결정이라 주목된다.
지난 2008년 진료수입 1조원을 돌파한 후 승승장구하던 빅5의 대표주자 연세의료원이 올해 처음으로 예산을 삭감했다.
13일 데일리메디가 연세의료원의 2014년도 예산안을 확인한 결과, 1조6611억2534만원으로 지난해 1조7853억9396만원 보다 1243억원 적게 책정되는 등 긴축재정이 편성됐다.
매년 5% 이상 상승곡선을 그리던 연세의료원이 -7%의 예산안을 내놓은 것은 병원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세의료원이 올해 예산을 7%까지 줄인 가장 큰 이유는 포괄수가제 시행과 영상검사 가격인하, 3대 비급여 개선안 등 정부의 팍팍한 의료제도 때문이다. 이제 대학병원들도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연세의료원은 이번 예산안 책정을 ▲사업별 Zero-based 예산편성 ▲대내외 경영여건을 감안한 긴축정책 ▲암병원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한 역량 집중 ▲기관별 ‘재정적 자립’을 기본원칙으로 편성했다.
예산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의료수입이 1조4023억5867만원이고 의료 외 수익이 943억690만원 등 수입은 1조6751억8877만원이다.
인건비 4482억9973만원이며 재료비가 4402억2740만원, 관리운영비가 2610억8313만원 등 지출총액이 1조6751억8877만원이다.
연세의료원의 4월 암병원 개원과 용인동백세브란스병원 신축, 강남세브란스병원 외부 교수동 신축 등을 주요 사업계획으로 책정했다.
연세의료원 한 관계자는 마이너스 예산에 대해 “답답한 의료수가에 예산을 삭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병원계 중론”이라면서 “정부가 지속적으로 의료기관의 목을 조여오고 있어 삭감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제로베이스(Zero based) 예산편성을 기본방침으로 제로를 시작으로 과거 실적 및 효과, 우선순위 등을 엄격하게 결정해 예산이 무질서하게 팽창하고 경직되는 것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동안 대학병원들은 앞다퉈 긴축 재정에 돌입해 왔다. 서울대병원이 비상경영을 선포한 것을 필두로 주요 대학병원들이 적자를 예상하며 크게는 증축 사업 및 새병원 건립 계획을 유보하거나, 작게는 에너지 및 수당 절감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