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와 정부의 합의안을 두고 전공의들이 20일 결정될 파업철회 투표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전공의들은 합의안이 발표되기 하루 전날인 16일까지도 빅5병원을 포함한 주요수련병원들이 대거 24일 파업 동참을 선언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17일 공개된 합의안에 원격의료 선(先) 시범사업, 건정심 구조 개편 등과 더불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내용이 담김에 따라 실제 24일 파업이 진행될 지 여부는 투표결과에 따라 결정 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소재 A대학병원의 한 전공의는 “처음부터 전공의들이 독립적으로 투쟁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협 투표결과에 따라 파업 여부가 결정되지 않겠냐”며 “의협 투표결과가 찬성으로 나왔는데 전공의들만 따로 파업을 진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노환규 회장 역시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수련환경 개선 내용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전공의들이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그러나 전공의 비대위가 요구한 수련환경 개선안 다수가 수용된 현재로서 전공의들이 따로 총파업 투표를 진행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공의들이 의협과는 별개로 총파업 진행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는 까닭은 앞서 진행됐던 파업 찬반 투표와 마찬가지로 이번 파업철회 투표에도 전공의 1만여명이 유권자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또한 전공의들의 파업 동력으로 꼽혔던 열악한 수련환경도 이번 합의안에 진전된 내용이 포함, 전공의들 파업 철회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합의안 중 ‘전공의 수련환경 평가기구(가칭)’ 신설은 이전부터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가 강력하게 요구해왔던 사안이다.
대전협 장성인 회장은 “현재 대한병원협회에 권한이 있는 신임평가센터의 독립은 전공의 수련에 대한 중립적인 평가를 내리기 위해 전공의들과 의협이 목소리를 높여왔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합의안은 전공의 수련시간을 현 80시간(교육적 목적을 위해 8시간 연장 가능)에서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향과 이에 따른 의사인력 공백에 대한 보상방안을 금년 말까지 마련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는 지난 2월 대전협이 복지부와 논의를 통해 주당 최대 수련시간을 80시간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정'에 명문화 한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다.
서울소재 B대학병원 전공의는 “이번 합의안이 수련환경에 대한 개선 내용을 상당부분 담고 있지만 파업 여부에 대해서는 전공의 개인마다 의견이 다르다. 의협 결과에 따르겠다는 분위기가 대다수지만 의협이 파업을 철회해도 전공의는 계속 투쟁을 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