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 윤순봉 삼성생명공익재단 대표이사 등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국정감사에 출석한 증인들이 아무런 발언도 하지 못한 채 돌아갔다.[사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1일 메르스 국정감사를 시행했지만 최원영 前 청와대 고용복지수석과 김진수 비서관에 대한 증인 출석요구를 두고 야당과 여당이 의견 차이를 보이며 결국 파행을 맞았다.
이 때문에 국정감사 출석을 위해 오전 10시부터 국회를 방문한 증인들은 반복된 정회 결정에 7시간 가량의 대기시간이 지난 오후 5시가 넘어 한 마디도 못한 채 돌아가야 했다.
이날 출석이 요구된 증인은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교수, 류재금 삼성서울병원 감염관리실 파트장, 문형표 前보건복지부장관, 송재훈 원장, 안명옥 국립중앙의료원장, 윤순봉 대표이사 등 6명으로 문 前 장관을 제외한 5명이 참석했다.
특히 메르스 확산 진원지로 지목받으며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답변 요구를 받은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증인 6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3명이 모두 출석한 상태였다.
윤순봉 대표이사와 송재훈 원장의 경우 지난 7월 14일 진행된 국회 메르스 특별위원회에서(이하 메르스 특위)도 증인으로 출석했으며 당시 병원의 초기대응 부실, 보건당국 비협조 등의 의혹에 대해 답변한 바 있다.
이날 역시 보건복지위원회 김춘진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골든타임이라 할 수 있는 시간에 삼성서울병원의 협조를 못 받아 역학조사관이 제대로 투입되지 못했다.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병원 군림을 막아야 한다”며 삼성에 쏟아질 질의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의혹들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측은 지난 메르스 특위 때와 마찬가지로 의원들 질의에 충실히 답변에 응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국정감사 파행이라는 결말로 발언 기회는 없었다.
결국 윤순봉 대표이사, 송재훈 원장 등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들은 국정감사 산회 선언 이후 보건복지위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발걸음을 돌렸다.[사진]
참석 증인들의 헛걸음에 의원들 역시 아쉬움과 미안함을 표명했다.
새누리당 이명수 간사는 “바쁜 일정 중에 증인으로 출석한 분들께 더 이상 감사를 진행하지 못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어 죄송하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의혹 해소나 향후 대응 등 의미 있는 발언을 해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전했다.
김춘진 위원장 역시 “장시간 기다려 준 증인들과 참고인에게 사과드린다”며 이날 메르스 국정감사의 산회를 선언했다.